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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톡톡] 박셀바이오 소액주주 단체행동 나선 까닭은

등록 2021.11.04 16: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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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고점 대비 5분의 1 토막

수차례 간담회 요청에도 사측 묵묵부답

박셀바이오, 비대위 측에 반성문 게재 요구

[종목톡톡] 박셀바이오 소액주주 단체행동 나선 까닭은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코스닥 상장사 박셀바이오의 주가가 고점 대비 80% 가까이 빠진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박셀바이오 주주들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주주 간담회 요구 등을 묵살하는 회사 측에 대표 소송제까지 예고한 상태다.

박셀바이오 측은 일단 주주들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하고 향후 간담회 추진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보겠다는 방침이지만 그에 앞서 비대위 측의 진심 어린 반성문 게재가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회사와 주주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셀바이오의 주가는 올해 초 29만9700원까지 오른 이후 현재 6만7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10월 박셀바이오가 개발 중인 간암 치료제 'VAX-NK'가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4명이 완전관해를 기록해 국내 세포치료제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과 함께 작년 말 호재성 재료인 1대 1 무상증자 소식까지 겹쳐지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주가는 올해 1월7일 29만9700원을 고점으로 가파른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고 불과 한 달여 만에 10만원대를 내주는가 싶더니 지난달에 이르러서는 장중 5만원대까지 추락했다. 그야말로 주가가 5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자 회사 측은 지난 2월 Vax-NK와 다발골수종 치료제 'Vax-DC'의 연구개발이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반려견 항암제인 '박스루킨-15'의 품목허가와 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또 지난 4월에는 최고홍보책임자(CCO)를 새롭게 영입하고 더욱 효율적으로 회사 알리기와 주주 소통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CCO를 중심으로 주기적인 소통의 장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소액주주 측 주장에 따르면 반년이 지나도록 소통의 장이 마련되지 않았고, 최근 간담회 요청에도 회사 측 담당자는 연락도 받지 않은 채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셀바이오 소액주주는 지난달 2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해 경영진과 주주 간 공식적인 만남을 추진하고 사측에서 어떠한 응답도 없을 시 대표 소송제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표 소송제는 1%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회사의 불법 행위를 묻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 제도다.

이정훈 박셀바이오 소액주주 비대위원장은 "반년 이상 주주들과의 소통을 차단, 외면하고 박스루킨 승인 기대감으로 손절도 못하게 한 박셀바이오를 고발하고 싶다"면서 "박셀바이오 비대위는 현재 대표 소송제 최소 기준인 지분 1%, 15만주를 넘게 보유하고 있어 대표 소송권을 발동해 박셀바이오 대표를 주주들 앞에 세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비대위는 출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박셀바이오 서울사무소를 방문해 간담회 요청서 및 건의사항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훈 위원장은 "다만 우리의 목표가 소송이나 경영권 간섭이 아닌 회사와의 소통임을 명확히 한다"면서 "간담회는 서로를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회사를 믿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자리다. 애초에 연락만 잘 됐다면 간담회 요청까지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침묵이 계속된다면 절차대로 진행하라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단 한 번의 선의 있는 만남으로 끝낼 수 있는 일을 굳이 복잡하게 처리하려는 지 의문이다. 회사가 끝까지 소통하지 않는다면, 만남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액주주 역시 "단순히 주가 올려 달라고 생떼 부리는 게 아니다"라며 "주가 하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분명 회사의 책임도 있고 주주들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도 있다. 주식회사는 주주들의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법적인 영역 안에서 모든 정보를 주주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주주들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주주 분들이 서울사무소를 방문한 이후 관련 내용에 대해 대표이사까지 보고가 올라갔기 때문에 사측의 일부 임원이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묵살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간담회나 주주 IR 역시 정기적으로 추진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주주 간담회의 경우 시기 등 여러가지를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아 바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박셀바이오는 평소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주주통신', '주주공지' 등 주주들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노력 중이며 앞으로도 비대위 등 주주분들의 목소리에 적극 귀 기울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갈등이 쉽게 봉합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주 주주들의 회사 방문 이후 회사 측은 비대위원장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온라인 종목게시판에 작성된 1500여건의 게시글을 모두 삭제하고 반성과 사과글을 작성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는 앞서 비대위가 사측과 공매도 세력이 한통속일 것이란 의견을 개진한 데 따른 것이다.

뉴시스가 입수한 박셀바이오 내용증명에 따르면 회사 측은 "온라인 종목토론실에 임직원들에 대한 모욕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는 게시글을 완전 삭제하는 동시에 스스로 해당 행위에 대한 깊은 반성 및 사과를 명시하고 향후 일체의 그와 같은 행위의 중단에 대한 약속을 기재한 서면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면서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요청사항을 받아들여 이행하는 경우 당사도 비대위의 요청사항에 대해 적극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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