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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대출규제에 이자부담까지…서민 '이중고'

등록 2021.11.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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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영끌족' 시대 끝…이자부담 커져

한경연, 1.03%p 상승시 가구당 이자 연 149.1만↑

서민들, 대출받기 더 어려워질 듯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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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로금리' 시대까지 막을 내리면서 서민들이 '이중고'에 처하게 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한데 이어, 내년 추가 금리인상도 강하게 시사했다.

제로금리 시대가 1년8개월 만에 종료되면서 초저금리 시대에 빚을 내 집을 샀거나, 주식 등에 투자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과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상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도 상승하는데, 기준금리가 대출 준거금리인 국채와 은행채 등의 금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공급을 줄이려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상승세가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앞서 한은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은행들의 주요 대출금리는 1%포인트 가까이 오른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한은이 내년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만큼,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내 6%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5%에 육박하고 있다.

이 경우 영끌·빚투족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기준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 동반상승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1.03%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 이자부담은 연간 17조5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지난해 금융부채가 있는 1174만 가구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늘어는 이자부담액은 연 149만1000원에 달한다. 이자부담에 따른 가계대출연체액 증가액은 3조2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도 지난 9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2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올해 두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총 0.5%포인트 인상했단 점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5조8000억원이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는 총 5만170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주택 매매 건수(10만4492건)의 49.5%에 달하는 수치다. 매맷값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6.21%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주택수요가 빌라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2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빌라 등 주택 모습. 2021.11.2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는 총 5만170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주택 매매 건수(10만4492건)의 49.5%에 달하는 수치다. 매맷값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6.21%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주택수요가 빌라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2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빌라 등 주택 모습. 2021.11.25. [email protected]

특히 서민 실수요자들의 대출절벽이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겠다며 초강력 대출규제에 나선 이후 은행들은 대출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최근 들어 총량관리에 다소 여유가 생긴 은행들이 조금씩 대출창구를 열고는 있지만, 내년 초부터 다시 강도 높은 관리를 위해 바짝 조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출금리까지 가파르게 올라 이자부담까지 커지면서 앞으로 서민들은 대출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이러한 대출 한파가 이어진단 것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더 센 규제를 예고했고, 한은도 내년 추가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상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으로 1.25%에 도달한 이후, 추가 인상의 허들이 높아지는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고려 배제 언급의 역설과 통방문구 등을 감안하면 2월보단 1월 가능성이 더 높게 예상되며, 이후에는 빨라야 3분기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경연 정책실장은 "저소득층의 금리인상에 대한 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짧은 기간 중에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인상할 경우 연체율 증가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인상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며, 양질의 민간일자리 창출을 통한 가계소득 증진이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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