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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EZ]K팝에 속하나 결국 속하지 않는 방탄소년단

등록 2021.11.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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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 뮤직)


[서울=뉴시스]이수진 인턴 기자 = 한 대상이 집단을 대표한다고 말하기 위해선 다수의 특징을 공통적으로 지녀야한다. 그러나 세계적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K팝 정규분포도에서 평균값이 아닌 저 멀리 동떨어진 특징을 보여준다.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K팝의 위상과 다른 한국 가수들에 대한 관심을 높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일구어낸 결과와 영향력 만을 토대로 방탄소년단이 K팝을 대표한다고 말할 순 없다.

첫째, 방탄소년단은 미국 내 라디오 스테이션 곡 재생 횟수에서 다른 K팝 그룹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둘째, 다른 K팝 그룹들과 달리 방탄소년단은 미국 대중에게 빌보드 시상식을 통해 자신들을 처음 소개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미국의 주요 TV 프로그램에 출연 빈도가 다른 그룹에 비해 잦다.

마지막으로 방탄소년단은 이번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 시상식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수상함으로써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이러한 특징을 감안할 때 방탄소년단이 K팝 전체를 대표한다기보단 K팝 해외 진출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말하는 게 적합하다고 본다.

대중성-라디오 플레이(Radio play)


방탄소년단은 단순히 K팝으로 분류되지 않는, 특별한 예시는 라디오 플레이를 통해 드러난다.

올해 7월10일자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의 '와이 원트 아메리칸 라디오 플레이 모어 K팝(Why won't American radio play more K-pop?)' 기사를 보자. 현지 라디오에서 K팝을 자주 접할 수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해당 글에서 방탄소년단도 라디오의 벽을 완벽히 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한편, 방탄소년단이 다른 K팝 아티스트들에 비해 높은 재생 횟수를 기록하고 있음을 짚는다.

미국은 장거리 운전이 잦은 국가고, 운전 도중의 라디오를 듣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은 193개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약 16만 번의 재생 횟수로 K팝 아티스트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 블랙핑크는 142개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약 1만8000번 재생 횟수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이 약 9배 정도로 높은 숫자다. K팝에 관심이 없는 일반 대중이 라디오를 통해 이 장르를 접한다고 할 때, 방탄소년단은 대중에게 다가갈 기회가 더 많은 셈이다.

음악성- 2021 AMA 수상식 3관왕

방탄소년단은 지난 22일 AMA에서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뿐만 아니라 '페이보릿 팝송',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등을 수상, 3관왕을 차지했다.

이번 AMA은 전문가의 투표 없이 대중 투표로 수상자를 가렸다. 방탄소년단은 작년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한 테일러 스위프트와 경쟁에서 이겼다. 스위프트는 '테일러 스위프트는 음악 산업(Taylor Swift is music industry)'이라는 말을 탄생시킬 정도로 현지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그런 스위프트를 이긴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실히 했다. 또 다른 권위 있는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2년 연속 후보로 지명돼 음악성 또한 인정받았다. 다른 K팝 그룹은 아직 그래미 어워즈 후보로 오르지 못했다. 그래미는 AMA보다 음악성을 더 높게 평가 받는다. 방탄소년단은 대중성과 음악성 모두 확보한 셈이다 .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TV호스트와의 지속적인 관계유지

방탄소년단은 2017년 11월21일 미국 방송 신고식을 치렀다. 현지 TV로 생중계된 'AMA'에서 'DNA'를 선보였다. 다른 K팝 그룹들이 미국 콘서트 투어와 방송 출연, 페스티벌 공연을 통해 인지도를 순차적으로 쌓는 것과 달리 방탄소년단은 미국 데뷔를 시상식에서 했다.

또한, 최근 '제임스 코든쇼'에선 단순한 곡 소개뿐만 아니라 서로의 애칭을 부르는 토크를 진행할 정도로, 현지 대중 사이에 확실히 뿌리내렸다.

결국 방탄소년단은 K팝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들이 음악을 시작한 이유는 'K팝을 대표하기 위해서' 보단 '음악이 좋아서'에 가깝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시작한 사람들에게 K팝을 대표하는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지금처럼 즐기면서 음악을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RM은 이번 AMA 시상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희 일곱 명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였다. 음악의 힘과 전 세계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왔고,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됐다. 기적과 같은 일이고,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 이 상의 영광을 여러분께 돌리고 싶다. 우리의 음악으로여러분을 행복하게 해 드리려고 노력했고, 이 순간이 저희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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