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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수사' 두달째 4인방만 재판행…윗선·로비 의혹은

등록 2021.11.27 09:54:57수정 2021.11.27 11: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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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9월말 전담수사팀 구성…수사 착수

'핵심 4인방'만 기소…윗선·로비수사 미흡

검찰 "계속 수사"…성남시 등 '윗선' 겨냥

윤석열 연루된 저축은행 수사도 계속 중

박영수 전날 소환…로비의혹 실체 밝히나

[서울=뉴시스]경기 성남시 대장동 택지지구 개발현장. (뉴시스 DB)

[서울=뉴시스]경기 성남시 대장동 택지지구 개발현장. (뉴시스 DB)


[서울=뉴시스] 김가윤 기자 =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9월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전담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지 두달이 됐지만 지금까지 '핵심 4인방'만 재판에 넘기며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곽상도 전 의원, 박영수 전 특검 등 유명인사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부터 이재명·윤석열 대선후보 등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향후 수사방향에 관심이 주목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9월29일 꾸려진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당일부터 화천대유 등 전방위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는 듯 싶었지만 두달째 윗선·로비 의혹과 관련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지금까지 재판에 넘긴 이들은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남욱 변호사와 5호 정영학 회계사 등 4명이다. 그 외로는 구속된 인물도 없다.

수사 초기 유 전 본부장을 1차 기소할 땐 배임 혐의가 빠져 논란이 됐고, 2차 기소할 때까지 배임 액수 '651억원+α'를 명시한 것 외 성남시나 성남시의회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배씨의 1차 구속영장 청구 땐 들어갔던 로비 의혹도 최종 기소 단계에선 결국 빠지게 됐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1.11.03.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1.11.03. [email protected]


이에 일각에선 검찰에서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에서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던 인물들만 기소하고 그 외 윗선·로비 의혹은 특검으로 넘기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그 밖의 의혹들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히며 관계자 소환을 이어가고 있다. 뇌물·배임 의혹에 대해선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만큼 남은 윗선·로비 의혹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근 검찰은 황무성 전 공사 사장의 사퇴압박 의혹을 밝히기 위해 2015년 2월 당시 인사실장과 인사팀장 등을 줄소환했다. 검찰은 황 전 사장으로부터 사표를 받았던 날로부터 한달이나 지난 뒤 사표가 수리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집중하고 있다. 그 사이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 고위관계자와의 조율이 있었지 않겠냐는 의혹이다.

당시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며 사업의 최종결재를 맡았던 이 후보가 핵심 인물들의 범행을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었을지도 관건이다. 검찰은 최근 임승민 전 성남시장 비서실장을 조사하며 이러한 부분 전반을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여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관련된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1년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하며 대장동과 관련한 내용은 대상에서 제외했단 것인데,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 후보가 직무유기를 했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에 편의를 봐준 대가로 50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20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오고 있다. 2021.11.1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에 편의를 봐준 대가로 50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20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오고 있다. 2021.11.15. [email protected]


검찰은 '브로커'로 불렸던 조우형씨를 지금까지 세 차례 소환했고 조사 과정에선 당시 의혹과 관련해서 전반적으로 훑었다고 한다. 또 조씨에게 돈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도 여러 차례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무엇보다 박 전 특검이 전날 첫 소환되면서 유명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의 실체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박 전 특검은 딸의 '화천대유 보유분 아파트 분양' 의혹과 인척 이모씨의 돈 거래 의혹 등에 연루돼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딸과 인척 이씨, 이씨와 거래한 나모씨 등을 소환하며 최근까지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소환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의 경우 '아들 퇴직금 50억원' 의혹과 관련 아들 병채씨 소환, 자택 압수수색 등이 진행됐다. 그 대가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나은행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하나은행 관계자 소환, 본점 압수수색 등이 이뤄졌다.

그 밖에 권순일 전 대법관 등 화천대유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50억 클럽' 명단, '350억 로비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50억 클럽) 수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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