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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에 새 생명 주고…별이 된 '평범한 시민 4명'

등록 2021.12.03 18:20:09수정 2021.12.03 19: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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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두 남매 엄마·요양원 80대 할머니

손주 돌보던 할머니·책임감 강한 가장

폐·간·신장·안구 등 장기기증하고 떠나

[서울=뉴시스] 이은영(43)씨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지난달 4일 폐, 간, 신장, 안구를 기증해 6명을 살리고 떠났다.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1.12.03

[서울=뉴시스] 이은영(43)씨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지난달 4일 폐, 간, 신장, 안구를 기증해 6명을 살리고 떠났다.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1.12.03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어린 두 남매의 엄마, 80대 요양원 할머니, 손주를 돌보던 할머니, 책임감 강한 가장. 평범한 시민 4명이 15명에게 장기를 기증해 새 삶을 선물한 뒤 하늘의 별이 됐다.

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인천시 계양구에 살던 이은영(43)씨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인천성모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지난달 4일 폐, 간, 신장, 안구를 기증해 6명을 살리고 떠났다.

이씨의 남편 이광일(43)씨는 최근 어린이 환자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전소율(5)양의 소식을 듣고 기증을 결심했다. 이씨는 “어린 두 남매가 아직 죽음이나 기증을 이해하기에 어린 나이지만,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평소 이씨는 순수하고 남을 잘 배려하는 사람이었다. 이씨는 어린시절 전신 화상을 입는가 하면 뇌의 혈관이 꼬여있는 모야모야병을 앓아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던 김숙필(86)씨는 요양원에서 지내다 최근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져 용인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달 4일 간장을 기증해 1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김씨는 우리나라 최고령 장기기증자다.  

[서울=뉴시스]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던 김숙필(86)씨는 요양원에서 지내다 최근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졌고 지난달 4일 간장을 기증해 1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1.12.03

[서울=뉴시스]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던 김숙필(86)씨는 요양원에서 지내다 최근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졌고 지난달 4일 간장을 기증해 1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1.12.03

김씨의 아들 한찬호 씨는 “어머니가 자녀들(2남 2녀)에게 남을 돕는 것을 강조하셨던 만큼 가족들이 한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했다"며 "어머니께서도 분명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찬성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구리시에 살던 박귀(60)씨는 지난달 8일 직장에서 갑자기 구토를 하며 의식을 잃었고, 직장 동료들이 박씨를 발견해 인근 명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하지만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졌고 지난달 19일 간과 신장을 기증해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박씨는 생전 책임감이 강했던 남편이었고, 자상한 아버지였다. 혼자서 밥을 먹는 지인들도 챙겼다. 아들 박영민(34)씨는 "수혜자가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아픔의 고통에서 벗어나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길 아버지도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경기도 구리시에 살던 박귀(60)씨는 지난달 8일 직장에서 갑자기 구토를 하며 의식을 잃었고, 직장 동료들이 박씨를 발견해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하지만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졌고 지난달 19일 간과 신장을 기증해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1.12.03

[서울=뉴시스] 경기도 구리시에 살던 박귀(60)씨는 지난달 8일 직장에서 갑자기 구토를 하며 의식을 잃었고, 직장 동료들이 박씨를 발견해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하지만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졌고 지난달 19일 간과 신장을 기증해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1.12.03

인천에 살던 이서연(56)씨는 지난달 9일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화장실에 들어갔다 쓰러져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씨는 뇌출혈 판정을 받았고 뇌사상태 임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기증을 결정했다. 이씨는 지난달 23일 간장, 신장, 각막을 기증해 5명을 살리고 떠났다.

이씨의 딸 김화정(34)씨는 "어머니는 손주들을 살뜰히 돌봐주던 따뜻했던 분"이라면서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어려운 일을 하신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문인성 KODA 원장은 “추운 겨울, 평범한 어머니 아버지들이 보여준 나눔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무엇보다 기증해 주신 분들의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장기기증)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인천에 살던 이서연(56)씨는 지난달 9일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화장실에 들어갔다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씨는 뇌출혈 판정을 받았고 뇌사상태임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기증을 결정했다. 이씨는 지난달 23일 간장, 신장, 각막을 기증해 5명을 살리고 떠났다.(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1.12.03

[서울=뉴시스] 인천에 살던 이서연(56)씨는 지난달 9일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화장실에 들어갔다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씨는 뇌출혈 판정을 받았고 뇌사상태임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기증을 결정했다. 이씨는 지난달 23일 간장, 신장, 각막을 기증해 5명을 살리고 떠났다.(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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