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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섬사람들의 기록 '통영 섬 어무이들의 밥벌이 채록기'

등록 2021.12.04 09:49:55수정 2021.12.04 14: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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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섬 어무이들의 억척스럽고 치열한 인생 담아

10개섬 먹거리, 생활양식,섬 사람들의 이야기 생생

김상현 기자, 잊혀져 가는 통영의 생활상 책에 기록

[통영=뉴시스] 신정철 기자= 경남 통영 토박이 김상현 기자(통영인뉴스)가 13년 동안 통영의 섬들을 다니며 어르신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잊힌 통영 섬사람들의 정체성과 문화,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통영의 섬에서 먹고사는 이야기의 이면을 담아낸 '통영 섬 어무이들의 밥벌이 채록기'’(경상국립대출판부, 382쪽)가 4일 발간됐다.사진은 채록기 표지 모습.2021.12.04. sin@newsis.com

[통영=뉴시스] 신정철 기자= 경남 통영 토박이 김상현 기자(통영인뉴스)가 13년 동안 통영의 섬들을 다니며 어르신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잊힌 통영 섬사람들의 정체성과 문화,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통영의 섬에서 먹고사는 이야기의 이면을 담아낸 '통영 섬 어무이들의 밥벌이 채록기'’(경상국립대출판부, 382쪽)가 4일 발간됐다.사진은 채록기 표지 모습.2021.12.04. [email protected]

[통영=뉴시스] 신정철 기자 = 경남 통영 토박이 김상현 기자(통영인뉴스)가 13년 동안 통영의 섬들을 다니며 어르신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통영 섬사람들의 정체성과 문화,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통영의 섬에서 먹고사는 이야기의 이면을 담아낸 '통영 섬 어무이들의 밥벌이 채록기'를 4일 출간했다.

저자는 이번 '통영 섬 어무이들의 밥벌이 채록기'에서 통영시 한산도, 좌도, 비진도, 추봉도, 지도(종이섬), 곤리도, 연대도, 노대도, 초도(풀섬), 국도 등 10개 섬의 먹을거리, 생활 양식, 섬의 비경과 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냈다.

저자와 어르신들이 나눈 대화들을 그대로 살려 남도 방언을 읽는 맛도 쏠쏠하다.

통영 섬 어르신들의 청춘을 다 바친 노동의 고단함 속에 생명력을 담으려 했다. 나아가 자식 공부 시키기 위해서 거친 바닷바람 맞으며 바닷일을 서슴지 않았던 어무이들에게서는 노동의 신성함까지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전복, 미역, 개불, 돌돔, 미더덕, 홍합 등 셀 수도 없는 바다 먹을거리들을 과거에는 어떻게 잡았는지, 어디에 팔았는지, 또 돈은 얼마나 벌었는지를 추적해 나간다.

통영의 섬, 추봉도에는 이제는 자취를 감춰버린 조기가 많이 났었다는 기록을 가지고, 추봉도 어르신들을 수소문한다. 그리고 지도(종이섬)에 대구가 많이 났었다는 통영 출신 대표 작가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의 한 구절로, 대구의 흔적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한산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멸치잡이다. 힘이 들기로는 둘째가기로 서럽지만, 통영의 어업을 쥐락펴락하는 멸치잡이 배에 작가가 직접 올랐다. 어로장을 만나 선단의 직원들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뒤이어 1960년대 멸치 조업 풍경과 멸치잡이 배에 실려 일본으로 건너가 히로시마 원자폭탄 터지는 걸 본 어르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좌도는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한다는 ‘매화의 섬’이다. 겨울의 끝자락에 좌도는 섬 전체가 매화꽃 향기로 가득하다. 그러나 매화꽃망울처럼 고왔던 좌도의 어무이들은 고된 고구마 농삿일에 젊음을 다 바쳤다. 좌도 어무이들은 농사지을 땅이 모자라 소를 배에 태우고 인근 섬인 솔섬에 건너가 농사를 지었다. 이제는 모두 옛 기억으로 남았다.

‘비진도를 알려면 제주 해녀를 만나 보라’는 말이 있다. 1960~70년대, 제주의 어린 물질하던 소녀들은 먹고 입을 옷과 양식, 가재도구까지 모두 가지고 제주와 부산을 잇는 ‘도라지호’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제주 해녀들은 통영 바당(바다)에서 물질을 해 전복이며 미역을 땄다. 제주 어멍들은 60년이 넘는 세월을 비진도 바당에서 보냈다. 통영에 정착했지만 제주의 바다가, 어머니가 그리운 밤이 많았다.

마지막 ‘남은 이야기’에는 통영의 섬에 난 길 중에서 비진도 산호길, 와다리거님길, 연대도 지겟길, 멧등개 가는 길 등 통영의 비경을 볼 수 있는 네 가지 길을 담았다.

저자는 “다시 50년이 지나면 잊힐 통영의 생활상을 어르신들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이 책에 담았다”며 “통영 여행하는 법을 원하는 독자가 있다면, 그런 독자의 동반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한다. 책이 나오기까지, 통영 섬 ‘어무이’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현 기자는 지역신문사인 '한산신문'과 1인 미디어 '통영인뉴스'에서 일한 지 22년째다. 우연히 '그곳에 가고 싶다'라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섬에 다니기 시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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