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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석방 거부한 정부 규탄"…민주노총 등 靑 행진

등록 2021.12.04 18:10:15수정 2021.12.04 21: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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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앞 500여명 모여…청와대 행진

'세계적 양심수 이석기 석방하라' 문구

일부 보수단체 "간첩들 모두 체포하라"

이석기 서신 "뜨거운 가슴으로 만나자"

[서울=뉴시스] 윤현성 수습기자 = 4일 진행된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촉구 집회 및 행진'의 마무리 집회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폴리스 라인 건너편에서는 경찰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보수 지지층 20여명이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고성을 퍼붓고 있다. 2021.12.04. hsyhs@newsis.com

[서울=뉴시스] 윤현성 수습기자 = 4일 진행된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촉구 집회 및 행진'의 마무리 집회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폴리스 라인 건너편에서는 경찰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보수 지지층 20여명이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고성을 퍼붓고 있다. 2021.12.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윤현성 수습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단체들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석기 석방을 거부한 문재인 대통령도 공범"이라며 더 높은 수준의 투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과 이석기 구명위원회 등 관계자들은 4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 집결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500여명의 인원들이 참여했다. 한 관계자는 인원 파악을 하면서 참가자들의 신상정보를 기록했다.

오후 2시께 행진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감옥에서 9년째 이석기 의원 석방'이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썼다. 이들이 든 팻말에는 '민중의 힘으로 생존권 쟁취 그날까지', '봄이 온다. 문 열어라. 감옥에서 9년째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등의 문구가 적혔다.

행진 참가자 연령대는 10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했다. 10~20대 학생 10여명은 '세계적 양심수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앞에서 시위 행렬을 이끌었다. 이들과 함께 선두에 선 청년들 100여명은 푸른색 망토를 착용하거나 패딩을 입었다.

참가자 수백명이 행진함에 따라 경찰도 일정 구간마다 10~20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행진을 통제하면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했다. 청와대로 행진 중 세종대로 인근에서 집회를 진행 중이던 일부 보수단체들과 마주쳤지만 몸싸움 등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보수 단체 관계자들은 행진 참가자들을 향해 욕설을 쏟아냈다.

일부 보수 단체 관계자들은 "저 간첩 X끼들은 북한으로 가야 한다", "민주노총 사람들은 코로나19에 안 걸리나보네", "이석기를 사형해야 한다"라고 소리쳤다.

집회를 진행하던 한 보수 단체 관계자는 "건너편에서 간첩 이석기 석방을 외치는 집회가 있다고 한다. 이게 현실이다. 북한과 다를 바가 없다"며 "간첩 이석기의 석방을 요구하는 놈들이나 체포하라"고 말했다.

행진 행렬은 약 1시간20분 뒤인 오후 3시20분께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도착했다.

[서울=뉴시스] 윤현성 수습기자 = 4일 진행된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촉구 집회 및 행진' 참가자들이 숭례문 앞을 지나는 가운데 경찰들이 인도 방면을 통제하고 있다. 2021.12.04. hsyhs@newsis.com

[서울=뉴시스] 윤현성 수습기자 = 4일 진행된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촉구 집회 및 행진' 참가자들이 숭례문 앞을 지나는 가운데 경찰들이 인도 방면을 통제하고 있다. 2021.12.04. [email protected]


이날 행진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저는 84일을 감옥에 있었는데 이석기 의원님은 8년 4개월째 감옥에 있다"며 "제가 안에 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저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그곳에 잡혀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번에 동지들을 만나니 밖에서 한 가지 일이라도 더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크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박근혜의 정치 탄압으로 구속된 이석기 의원을 석방하라고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도 결국엔 공범"이라며 "이석기를 석방하지 않고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은 "국가보안법을 철폐시키기 위한 더 높은 수준의 투쟁을 해야 이석기 의원도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이석기 의원이 더 이상 그곳에서 9번째 겨울을 보내지 않도록 힘차게 투쟁해 나가자"고 했다.

이석기 전 의원은 서신을 통해 "광화문을 가득 메운 촛불의 힘으로 소멸해가던 수구 세력이 어느새 다시 살아나 기세를 올리고 있다"며 "이들의 퇴행적 행태는 얼핏 대단해 보이지만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대항하는 사마귀의 허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촛불로 일어선 우리 민중이 시대의 정신과 역사 발전에 반하는 수구 세력의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겨울 추위를 녹이는 뜨거운 가슴으로 만나자"고 적었다.

이 전 의원은 2013년 지하혁명조직(RO)을 이끌며 '남한 공산주의 혁명'을 도모했다는 이유로 내란음모·내란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전 의원 혐의에 대해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내란음모 혐의는 무죄로 인정하고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인정해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15년 이 전 의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9년을 확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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