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소방관 '마음의 병' 악화…PTSD·우울 늘었다
소방청, 소방관 5만3980명 마음 건강 설문조사
PTSD 전년보다 0.6%p 늘어…우울감 0.5%p 증가
"즉각도움 필요" 1.4%…개인보호장비 불편 46%
[서울=뉴시스] 서울 은평구 서울소방행정타운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시설화재 등 대비 특수사고 대응 종합훈련 중 화재가 난 코로나시설에서 구조대원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 구조 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소방청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함께 실시한 '2021년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상태 설문조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3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소방관 5만8299명 중 92.6%인 5만3980명을 대상으로 '소방공무원 보건안전관리시스템'을 통해 진행됐다.
조사 항목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장애, 수면 문제, 문제성 음주, 자살위험군, 감정노동, 직무 스트레스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번엔 코로나19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트라우마 항목을 새로 도입했다.
분석 결과 PTSD를 앓는 소방관은 전체의 5.7%인 3093명이다. 이는 지난해 2666명(5만2119명 중 5.1%)보다 427명(0.6%포인트) 많다. 우울 증상을 호소한 이들은 2379명(4.4%)으로, 지난해 2028명(3.9%)보다 351명(0.5%포인트) 늘었지만, 2019년 2203명(4.6%)보단 176명 적다.
수면 장애는 지난해 1만2127명(23.3%)에서 올해 1만2310명(22.8%)으로 183명 늘었지만, 비율은 0.5%포인트 줄었다. 문제성 음주는 1만5618명(30.0%)에서 1만2271명(22.7%)으로 감소했다.
연구진은 "PTSD와 우울 증가 원인은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며 "수면 문제와 문제성 음주 감소 원인은 코로나19 방역 지침 강화로 음주 모임이 줄어든 결과"라고 추정했다.
근무기간별로 보면 1~4년차에 PTSD와 우울이 급격히 증가하다 이후 완만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9년차에선 1년차 미만보다 PTSD 유병률이 3배가량 높았다.
[서울=뉴시스] 소방관 근무기간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유병률. (그래프=소방청 제공). 2021.12.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코로나19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즉각 도움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소방관은 357명(1.4%)이었다. 이들이 답한 문항 상위 3개는 '다른 사람의 안전이 걱정됐다', '내 안전 문제로 무서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무력감을 느꼈다' 등이다.
코로나19 업무 중 스트레스 유발 요인은 ▲개인보호장비 불편 46% ▲육체적 피로 26% ▲민원 응대 22.1% 순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업무로 인한 조직 내 낙인·차별 두려움은 크지 않았다.
직무 스트레스 요인 중에선 직무 자율성 결여(47%)가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조직 불공정성(32.4%), 사회적 지지 부족(24.7%) 순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외에 보상 부적절, 일과 삶의 불균형 등의 응답도 있었다.
주낙동 소방청 보건안전담당관은 "조사·분석 결과를 참고해 찾아가는 상담실,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등 마음 건강 예방사업과 진료비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마음 건강 교육·홍보도 강화해 조직문화와 정신질환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