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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옥' 김신록 "내 인생도 2부 있다는 기대감 생겼죠"

등록 2021.12.06 12: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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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록

김신록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김신록(40)은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주역인 유아인과 김현주 사이에서 개성 강한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많은 시청자들이 '지옥을 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로 꼽을 정도다. 극본 자체만 봤을 때도 재미있었지만, "이렇게 주목 받을 줄은 몰랐다"며 "어리둥절하다"고 털어놨다.

"아마 출연한 사람 중 인지도가 제일 없어서 나를 발견했다는 기쁨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이런 너그러운 찬사를 듣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인생에서 한 번 받을 수 있는 찬사를 받은 것 같아서 기쁘다. 남편도 배우(박경찬)인데, 항상 첫 번째로 평을 해준다. '이제까지 한 연기 중 가장 잘했다'고 해 뿌듯하다. 연상호 감독 작품은 큰 세계관을 다루고 극단적인 설정이 많다. 드라마틱한 해석을 고민해 표현했는데, 세계 시청자들이 잘 봐줘서 뿌듯하다."

총 6부작인 지옥은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그린다.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흘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5일 기준 8위까지 떨어졌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이어 K-콘텐츠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김신록은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죽음은 전 인류의 화두이자 고민, 두려움 아니냐. 지옥은 이를 정면으로 조명한다"면서 "지옥을 상상하면 두려움과 수치심,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나도 그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두려움도 생긴다. 세계 누구라도 외면할 수 없는 주제"라고 짚었다. "지옥은 죽음 앞에 선 인간을 담는다"며 "지옥은 인간의 상상력 속 산물이다. 인간이 원초적으로 죽음 앞에서 얼마나 많은 상상과 감정, 생각을 하고 어떻게 대응하는지 담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지옥' 김신록 "내 인생도 2부 있다는 기대감 생겼죠"


김신록이 연기한 '박정자'는 아버지가 다른 아들과 딸을 키우는 미혼모다. 생일날 5일 후 15시에 죽는다는 지옥행 고지를 받는다. 지옥행 시연을 생중계하는 대가로 30억원을 주겠다는 새진리회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를 계기로 새진리회는 자신들의 교리가 옳음을 증명하며 세력을 확장한다.

김신록은 "감정적으로 (변화가) 큰 드라마틱한 상황에서 5일을 보여주는 인물이라 전체적으로 밀도를 유지했다. 어떤 장면이 특별히 힘들진 않았다"면서 "5일째 되는 날 시민들이 날 구경하러 오고, 집 벽이 허물어져 있고 아이들이 방에 있다 나오는 장면이 있다. 사람들 앞에서 남아있는 인간의 존엄을 최대한 발휘해 옷을 추스렀는데,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옥에 간다는 고지를 받는다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며칠 후에 지옥에 간다는 고지를 받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답했다. "3초 후나 20년 후는 굉장히 다를 것"이라며 "사실 우리는 언젠가 끝나는데 그 끝이 언제인지 모르니 계속될 것처럼 산다. 끝을 고지 받는다는 건 한편으로는 두려운 일이고 한편으론 자기 삶을 잘 꾸려갈 수 있는 힘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지옥은 마지막회에서 박정자가 부활하며 시즌2를 예고했다. 결말 관련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어차피 박정자도 알 수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세계를 확장하고 시즌2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 아니냐"면서 "다시 무엇인가가 시작되는 것 같은 표정이나 상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돌아봤다.

"시즌2가 열릴 때 20년 후로 나올까 봐 걱정하고 있다"면서도 "연상호 감독이 워낙 이야기꾼이라서 상상하지 못한 전개를 보여줄 것 같아 기대된다. 막연하게 박정자가 귀환했을 때 메시아처럼 추앙받지 않을까. 이 메시아로 인한 또 다른 파격적인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상상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지옥' 김신록 "내 인생도 2부 있다는 기대감 생겼죠"


유아인, 김현주를 향한 존경심도 내비쳤다. 두 사람은 각각 새진리회 교주 '정진수', 변호사 '민혜진'으로 활약했다. 김신록은 "(유아인과) 촬영이 많이 겹치지는 않았다. 두 번 정도 함께 촬영했다. 카페에서 새진리회 의장을 만나는 신과 계약할 때 신"이라며 "역할이 사이비 교주다보니 말만 하면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더라. 배우의 힘이기도 할거다. 리액션만 잘 하면 될 정도로 힘이 있었다"고 극찬했다.

김현주는 김신록을 보며 자극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신록 역시 "김현주는 현장에서 같이 연기했을 때 진심"이라며 "새진리회 사람들과 변호사 사무실 분들이 박정자를 찾아와 계약하는 신이 있다. 정진수와 대화에서 민혜진이 막아선다. 그 순간 민혜진이라는 변호사, 그걸 연기하는 김현주는 진짜였다. 연기하면서 든든했고 시청자로서 웃음도 났다. 선배로서도 따뜻하고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귀띔했다.
 
김신록은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사회부 연극반 동아리 활동을 하며 배우를 꿈꿨다. 2004년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로 데뷔했으며, 지난해 연상호 감독 드라마 '방법'으로 상업매체 연기를 시작했다. 국내 OTT 쿠팡플레이 드라마 '어느 날'에 출연 중이며, 내년 JTBC '재벌 집 막내아들'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 어느날에 함께 출연한 차승원은 '업계에서 김신록을 가만 놔두지 않을거다. 아마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쓸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난 워커홀릭이다.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는 걸 좋아한다. 지옥과 드라마 '괴물'을 약간 겹쳐서 촬영했다 지금은 연극 '마우스피스'과 재벌집 막내아들이 겹쳐있는데 시너지 효과가 있다. 올해 회사와 처음 계약하고 신입사원이 된 마음으로 영화와 드라마 세계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특색있는 작은 역부터 전체를 이끌어가는 역까지 두루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올해는 어떤 해로 남을 것 같냐고? 지옥에도 1·2부가 있는 것처럼 내 인생의 2부가 있을 것 같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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