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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완전자율주행은 안전을 무시한 과장" NYT

등록 2021.12.07 10:28:45수정 2021.12.07 11: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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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 기술진에 카메라만 사용하도록 강요

"카메라, 사람 눈과 다르고 컴퓨터는 두뇌와 달라"

"테슬라는 진실보다 장사하는데 관심이 있을 뿐"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테슬라사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비전에 맞추기 위해 자율주행 운전보조시스템 설계에서 안전을 무시했다는 주장이 테슬라 전 직원들에게서 나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테슬라 자율주행시스템을 종합 점검하는 기사에서 그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다음은 기사요약이다.

머스크는 자동차 운전의 미래를 제시하면서 테슬라사를 설립해 키워왔다.

머스크는 스스로 운전하고, 정지하고, 가속하는 자율주행시스템과 관련해 여러 약속을 제시했다. 머스크는 최근 드디어 완전자율주행시스템이 가능해졌다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거의 모든 다른 회사 기술진과 달리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이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기술자들 여럿이 다른 센서들의 도움 없이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것이 안전한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머스크가 테슬라차 운전자들에게 자율주행시스템에 대해 과도한 약속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제기한 의문들이 현재 진행중인 국립고속도로안전위원회(NHTSA) 조사의 핵심사안이다. 테슬라차는 소방차, 경찰차 등 긴급자동차들과 12차례 충돌해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하는 사고를 냈다.

희생자 가족들과 테슬라차 소유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자율주행시스템과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해 오도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머스크는 자율주행시스템 개발 과정을 이끌면서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이 채택하지 않는 기술을 사용하도록 밀어부쳤다고 최근 10년새 이 업무를 담당한 19명이 증언했다. 이들은 머스크가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자율주행시스템에 대해 거듭 오도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 머스크의 보복을 우려해 익명으로 증언했다.

머스크와 테슬라사의 최고변호사는 몇 주 동안 반복해서 요청한 질문에 답변은 하지 않았으나 테슬라사는 자율주행시스템이 오작동할 때를 대비해 운전자가 주의해야 한다면서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다고 계속 밝혀왔다.

테슬라사가 자율주행시스템을 시작한 이래 테슬라차를 기적의 기술을 가진 차로 선전하려는 머스크와 안전 문제 사이에 큰 괴리가 있어 왔다.

머스크는 몇 년 동안 테슬라사가 완전자율주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해 왔다. 2016년에는 "테슬라가 출고하는 모든 차량은 5단계 수준 자율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모두 장착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자 관련 업무 담당자 일부가 크게 놀랐다. 5단계 자율주행은 바로 완전자율주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그는 완전자율주행 패키지를 탑재한 소수의 테슬라차 소유자들이 새 소프트웨어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새 소프트웨어가 고속도로 주행은 물론 시내주행도 스스로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테슬라차 안내서에 따르면 운전자는 여전히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하며 언제든 차량을 직접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돼 있다.

당국은 테슬라와 머스크가 자율주행에 대해 과장하면서 일부 사용자들을 오도했다고 경고해 왔다.

국립교통안전위원회 제니퍼 호멘디의장은 "걱정스러운 건 자동차의 성능을 묘사하는 표현들이라면서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다른 회사에서 자율주행시스템을 장기간 개발해온 사람들과 테슬라사 전직 기술자 7명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시스템을 완전자율주행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운전자들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신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차의 하드웨어도 안전에 문제가 있다. 테슬라 내부에서 일부 기술자들은 카메라와 레이더 및 기타 센서를 결합해 비나 눈이 내릴 경우와 밝은 햇빛 등 악조건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몇년 전부터 테슬라차에도 레이더가 장착됐고 테슬라도 자체 레이더 기술을 개발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사람은 사람이 두 개의 눈만으로 운전하니까 자동차도 카메라만으로도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자율주행팀에게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지난 5월 머스크는 테슬라 자동차에 레이더를 장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는데 따른 안전성문제를 시험했다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 머스크 스스로 최근 테슬라기술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다. 줄곧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을 강조해온 그가 지난 8월 "엄청 좋지는 않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자기 팀이 문제를 해결중이라면서 "최대한 빨리 개선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7년전부터 자율주행시스템을 개발해온 테슬라는 처음에는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으로 불렀으나 뒤에 머스크가 주도해 "자율주행(Autopilot)"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당시 기술자들은 자율주행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공동주행(Copilot)"라는 표현을 사용하자고 제안했었다고 한다.

자율주행이라는 명칭은 비행기가 조종사가 최소한만 개입하면서 비행하는 시스템을 비유한 것이다. 2014년 테슬라는 스스로 멈추고 차선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서 "최종적으로는 운전자가 자동차 운행에 책임이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현실화되기까지 몇 년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었다.

원래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은 카메라와 레이더, 음파센서를 채택했었다. 그런데 머스크는 기술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카메라에만 의존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기술팀은 레이더수를 늘리고 나아가 라이다(레이저를 쏘아서 거리를 측정하는 장치)도 개발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머스크가 사람이 두 개의 눈만으로 운전하는 점을 강조하면서 레이더 기술을 다른 회사에서 차용해야할 만큼 가치가 있느냐고 지적함에 따라 기술진들도 결국 카메라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테슬라 기술자 가운데 일부는 레이더의 정보와 카메라 정보를 통합하기가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카메라만 사용하자는 머스크 주장에 동조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또 레이더가 자동차 외모를 해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자율주행 전문가들은 사람이 두 눈에만 의존해 운전한다는 머스크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테슬라의 자율주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컴퓨터 장치를 추가로 장착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도 머스크는 버럭 화를 냈고 그 제안을 했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일도 있었다.

2015년 머스크는 테슬라차가 2년안에 완전자율주행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글, 도요타, 니산 등 자율주행을 개발중인 다른 회사들은 그렇게 자신있게 밝히지 못할 때였다.

2016년 5월 플로리다에서 테슬라의 모델 S 차량을 운전하던 조슈아 브라운이 길을 건너던 트랙터와 충돌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차에는 레이더와 카메라가 장착돼 있었지만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사고 직후 머스크는 회사 기술진과 만났으며 기술진에게 차량이 충돌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뒤에 테슬라사는 자율주행 카메라가 흰색 트럭과 밝은 하늘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밝혔을 뿐 레이더가 사고를 막지 못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사고 발생 한달 뒤 머스크는 사고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 "기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히고 테슬라차가 이미 더 안전한 운전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테슬라는 레이더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 위해 2년 가량 노력했으나 결국은 실패한 채 레이더 기술이 개발중일 뿐 생산에 채택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2016년 머스크가 자율주행 2.0을 공개할 당시 기자회견에서 모든 테슬라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에 필요한" 카메라와 컴퓨터 및 기타 하드웨어 장치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에 기술진들이 놀랐으며 일부는 머스크가 불가능한 일을 약속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2017년 테슬라는 자율주행 첨단 버전이라면서 완전자율주행(Full Self Driving)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서비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교통신호와 정지신호에 반응하고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차선을 바꾸는 등의 기능을 담은 것으로 1만달러(약 1182만원)에 판매했다.

기술자들은 그 서비스가 완전자율주행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말했지만 머스크는 지난 1월 "이 차가 올해 안에 사람을 능가해 안전하게 스스로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테슬라는 1만2000여대를 리콜했다. 완전자율주행 베타버전 차량이 대상이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 뒤 테슬라사는 자동차의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해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삼성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총괄해온 슈일러 컬른은 머스크 주장처럼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건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카메라는 사람 눈과 다르며 픽셀은 눈속 망막의 시신경이 아니다. 완전자율주행 컴퓨터는 대뇌 피질 근처도 못간다"고 했다.

모바일아이사 앰넌 샤슈아 CEO는 궁극적으로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완전자율주행 실현이 가능할 것이지만 상당기간 다른 센서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테슬라사 기술을 과장하고 있는데 그 말을 믿어선 안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테슬라가 말하는 것에 넘어가면 안된다. 그들은 진실에 관심이 없다. 장사하는데만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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