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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1등 아니어도 포기 안하게 돼" 실전사격 즐기는 최거용 삼성SDI 프로

등록 2021.12.13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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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품질보증실 양산품질팀 소속 최거용 프로 인터뷰

"실전사격에 대한 열정으로 선수자격 취득…일에도 긍정적 영향"

[서울=뉴시스] 최거용 삼성SDI 프로가 2019년 11월 몽골 울란바토르 사격장에서 로컬 매치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최거용씨 제공)

[서울=뉴시스] 최거용 삼성SDI 프로가 2019년 11월 몽골 울란바토르 사격장에서 로컬 매치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최거용씨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비비탄이든 실탄이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보여지니까 정말 뿌듯합니다. 1등이 아니어도 상관 없어요. 저는 계속 성장할 거니까요."

삼성SDI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 부품품질 업무를 맡고 있는 최거용 프로는 13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전 사격 스포츠는 자신이 인풋(투입)을 얼마나 줬느냐에 따라서 결과물은 반드시 나오게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거용 프로는 실전 사격스포츠를 즐기면서 스트레소는 물론, 업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트레스가 해소될 뿐 아니라 업무에도 도움이 됐다"며 "업무에서도 최고가 되면 좋겠지만, 당장 되는게 아니다. 하지만 계속 노력하다보면 최고에 좀더 가까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1등이 안 되더라도 '계속 해야지' 하고 포기하지 않게 된다"며 "(실전 사격 스포츠처럼) 그동안 해온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향후 결과물로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거용 프로는 IPSC(국제 실용사격 연합)에 등록된 정식 선수다. 한국은 2019년 IPSC로부터 정식 연맹국으로 승인돼 'IPSC 코리아'가 출범했으며 2020년 11월 한국 정부부처에서 승인 받은 '사단법인 대한실용사격연맹'이 출범했다.

최거용 프로가 실전 사격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총기 규제가 엄격한 국내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최거용 삼성SDI 프로가 2019년 11월 몽골 울란바토르 사격장 입구에 서있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서울=뉴시스]최거용 삼성SDI 프로가 2019년 11월 몽골 울란바토르 사격장 입구에 서있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최 프로는 "2006년에 입사한 뒤 나만의 취미를 갖고 싶었다. 우연히 '에어소프트 건 게임' 동호회를 발견했다며 "완구인 에어소프트 건을 사용해서 상대방을 아웃시키는 경기인데, 모의 총포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탄속 등에서 위법과 합법의 경계선에 있다보니 장비를 압수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완구류 총으로 사격을 즐기는데 제한이 많다보니, 차라리 실전 사격 자격증을 따는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실전 사격은 실탄을 이용한 실제 총인 핸드건(권총), 라이플(소총), 샷건, 에어소프트 건 등으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목표물을 맞추는지 기록을 겨루는 스포츠다. 영화 존 윅 시리즈의 총기 액션을 위해 키아누 리브스가 실전 사격을 배우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스포츠는 아니다. 국내에 선수 자격을 보유한 이들도 두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기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실총 사격은 미국, 독일, 몽골, 필리핀, 태국 등의 해외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이 때 IPSC에 등록된 정식 선수라면 현지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실총 사격 자격을 갖추려면 국내에서 먼저 액션 에어 과정(총기 안전, 체력 테스트, 필기 시험, 완구류 총기를 통한 트레이닝 등)을 수료하고, 해외에서 라이브 파이어 과정(실총 사격 트레이닝, 사격 시험)까지 통과해야 한다.

최거용 프로는 실전 사격 자격을 따기 위해 2019년 11월 몽골까지 갔다. 그는 "테스트 과목 중에 HITAQ 이라는 체력시험이 있었고 크로스핏을 접목시킨 거라 정말 힘들었다"며 "시험 당일에 HITAQ 시험에 불합격 했고 2번 재도전해서 3번 만에 합격했는데 그날 저녁에 잠깐 기절했다"고 회고했다.

[서울=뉴시스] 삼성SDI 최거용 프로 (사진=삼성SDI 제공)

[서울=뉴시스] 삼성SDI 최거용 프로 (사진=삼성SDI 제공)

이어 "그날 과정에서 합격해야 다음 일정까지 갈 수 있었다"며 "체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이를 악물고 해서 결국 세 번째 시도에서 패스했다"고 부연했다.

선수 자격을 딴 이후에는 몸무게를 90㎏에서 70㎏으로 20㎏이나 감량했다고 한다. 최 프로는 "실전 사격을 하기 위해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약 6개월 동안 5㎞를 뛰면서 살이 빠졌다. 주말과 비오는 날 빼곤 매일 뛰었다"면서 "실전 사격에 대한 열정 때문"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다만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전 사격을 즐기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는 모습이다.

최 프로는 "그동안 집합금지로 인해서 다른 멤버들과 함께 트레이닝을 하거나 작은 액션 에어(Action Air) 경기에도 참가할 수 없었다"면서 "해외 출입국 상황이 좋아지면 해외에서 사격 트레이닝이나 매치에 가보고 싶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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