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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건강신호등]2030 청년들도 국가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

등록 2021.12.13 13:16:39수정 2022.03.21 11: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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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건강신호등]2030 청년들도 국가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현주 교수(이화건강검진센터장)

어느 날 이십대 중반 여성이 일반건강진단과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으러 왔다. 생애 처음 건강검진이라 하였다. 특별히 건강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보험공단의 통보를 받고 와본 것이다. 직장을 다니지 않는 청년들이 국가건강검진을 받으러 오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보험공단 지역가입자는 세대주와 40대 이상만 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 2019년부터 2030 청년을 포함한 전 국민이 국가건강검진 대상이 되었다. 남성은 일반건강검진과 구강검진을 받을 수 있고, 4년에 1회 이상지질혈증 검사가 추가된다. 여성은 자궁경부암검사가 추가된다. 정신건강검사는 모든 성인이 20대부터 10년에 한 번 받도록 되어 있다. 
 
   최근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일반건강검진의 20대 수검률은 2017년 최고 88.8%를 기록했지만 2019년 63.5%, 2020년 58.1%를 기록하며 30.7%p 급감했다. 이는 2019년부터 수검대상이 확대돼 2017년 대비 2020년에 대상자가 두배로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2018년 이전의 수검률이 높았던 것은 수검대상이 대부분 직장가입자이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상은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 건강진단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재화와 서비스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노동자의 건강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20년 20대에서 약115만명이 검진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생각해볼 일이다. 이들은 대부분 개인이 자발적 선택에 의해 건강검진을 받는 집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검률이 쉽게 향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도 아니고, 젊고 건강에 자신감도 있을 2030 청년들이 이 검진을 왜 받아야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건강검진의 목적은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 뿐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병원에서 당뇨병을 진단받은 사람은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당뇨병 환자보다 사망률이 약 4배 높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들은 금연, 운동, 절주, 식습관 등의 건강생활습관 실천률이 향상된다고 한다. 

   한편 2019년 대비 2020년의 수검률은 20대뿐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74.1%에서 67.5%로 감소하였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최근 한 저명한 국제학술지의 편집자는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무려 100만 명을 넘어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다름 아닌 비만·당뇨·고혈압 등 비감염성질환이며, 이는 코로나19가 잦아든 후에도 각국의 건강상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즉 코로나 시대에 비만·당뇨·고혈압 등 비감염성 질환의 예방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건강검진은 그 예방 방법 중 하나라는 점에서 ‘기회가 되고 가능하다면’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에 비감염성 만성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건강검진을 받아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병원의 건강검진센터는 건강한 사람들이 오는 곳이고 방역수칙을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다른 공간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30 청년들의 경우 만성 질환의 위험이 매우 높은 것은 아니기에 검진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수검자가 별로 없는 시기인 1~2월을 이용해 검진을 받는 것을 고려해보자. 특히 비만인 경우,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경우, 흡연을 하는 경우, 지금까지 한 번도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없는 경우에는 새해에 건강검진계획을 세워보자. 그리고 이런 때 일수록 꾸준한 운동, 금연, 음주절제와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검진도 중요하지만 겨울철 추운 날씨에 움츠러들지 말고 일주일에 150분은 유산소 운동을 하기를 권한다.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성인의 건강증진 목적의 운동 권장량이고, 꾸준한 자기 관리가 건강의 첩경이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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