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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무적 방패 '양자암호통신' 기술경쟁…"양자컴퓨터 시대 대비"

등록 2021.12.19 14: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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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차세대 통신보안 기술 선점 노력

SKT 유럽전기통신기구서 승인…KT 2건 ITU 표준 채택

LG유플러스 내년 양자내성암호 상용화 목표

통신사, 무적 방패 '양자암호통신' 기술경쟁…"양자컴퓨터 시대 대비"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통신사들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자(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의 특성을 이용해 현 슈퍼컴퓨터보다 획기적으로 빠르게 연산해 기존 암호체례를 무력화시킬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것에 대비해 '무적의 방패'로 여겨지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IT 업계에 따르면 기존 암호체계는 컴퓨터 능력이 압도적으로 발전하면 보안이 취약해진다. 특히 빠른 연산으로 기존의 암호체계를 모두 풀 수 있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현존하는 사이버 암호체계를 순식간에 뚫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존 컴퓨터는 0 아니면 1의 정보값으로 계산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두 상태가 서로 분리되지 않는 특성(00, 11, 01, 10)을 이용해 정보를 동시에 다량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양자컴퓨터 등을 대적할 수 있는 방패로 기대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빛의 가장 작은 단위인 광자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해 송신자와 수신자만이 해독할 수 있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네트워크에 적용하면 통신 데이터를 단 한 번만 확인할 수 있는 상태로 전달할 수 있다. 가령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적용된 네트워크에 제 3자가 해킹·감청을 시도하면 미세한 자극에도 비눗방울처럼 상태가 변하는 양자의 특성상 신호가 붕괴, 망가진 정보만 얻어갈 수밖에 없다. 즉 계산이 불가능하게끔 전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이 양자컴퓨터와 함께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개인, 기업은 물론 국가의 안보까지 걸렸기 때문이다.

국내는 통신사를 중심으로 양자암호기술 표준 선점 등 양자기술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SK텔레콤은 지난 9일 자사가 제안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통합관리규격 표준'을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 산하 산업표준그룹에서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ETSI는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 60여개 국가에서 900개 이상의 회원사들이 참여해 유무선 통신, 전파, 방송, SW 및 ICT융합 기술을 포함한 ICT 전 분야를 포괄 표준화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양자보안 산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2018년에는 양자암호통신 세계 1위인 스위스 IDQ를 인수한 후 2019년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양자암호통신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등 꾸준히 관련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트폰 '갤럭시A 퀀텀'을 공개했다. QRNG(양자난수생성기) 칩셋이 포함된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KT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협력해 제시한 얌자암호통신 기준안 두 개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국제표준으로 사전 선택됐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KT는 지난 3월에는 양자암호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으로 도청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신자와 발신자의 휴대전화에 각각 '양자 보안통신 단말'을 연결한 후 통화 내용을 암호화해 일반인도도 사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5G·6G 등 통신망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차세대 암호기술 전문기업 크립토랩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크립토랩은 서울대 산업수학센터장인 천정희 수리과학부 교수가 설립한 암호기술기업이다. 양자 컴퓨터가 풀어내는데 수십억 년이 걸리는 복잡한 알고리즘으로 보안을 강화하는 양자내성암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6월에는 크립토랩, 코위버와 함께 세계 최초로 통신장비(광전송장비·ROADM)에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금융 ·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양자내성암호 상용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양자과학기술 수준은 분야별로 세계 15~20위권으로 평가된다"며 "미중 등 선진국들이 일찍부터 양자기술 경쟁에 나선 가운데 국내도 서둘러 양자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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