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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생문제? 철근부실? 강풍?"…광주 붕괴사고 결국은 인재?

등록 2022.01.13 07:00:00수정 2022.01.13 08: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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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콘크리트 양생기간 부실로 붕괴 가능성

불량 철근에 철근 정착 부실 등 주장도 나와

업계, 골조공사 마친 외벽 붕괴사고는 '이례적'

시공 부실·안전관리 부재가 낳은 '인재' 지적도

[서울=뉴시스]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사진=소방청 제공) 2022.01.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사진=소방청 제공) 2022.0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지난 11일 벌어진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원인으로 콘크리트 양생과정 문제와 철근 부실, 겨울철 공기 단축을 위한 무리한 시공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전날 전문가 10명이 참여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고 원인 분석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 콘크리트 타설 후 충분한 양생기간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타설을 하다가 강풍이나 외부 요인 등으로 인해 갱폼이 무너지면서 외벽이 뜯겨져 나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보통 아파트 1개 층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에는 하절기 5~6일, 동절기 12~18일 가량이 소요된다. 사고가 발생한 201동은 전체 39개 층인데 이번에 23~38층, 총 16개층이 붕괴됐다.

통상적인 소요기간을 기준으로 역순해보면 23층의 경우 9월부터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이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겨울철 콘크리트 타설 후 충분히 굳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아파트를 짓다가 붕괴됐다는 가설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다만 실제 공사 현장에서 충분한 양생기간을 거치지 않은 채 시공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현재 일부 현장 인력들은 언 론인터뷰 등을 통해 시공사의 지시로 겨울철에도 양생기간을 5일 정도 밖에 갖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소 12일~18일간의 충분한 양생기간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HDC현산에 따르면 붕괴가 시작된 38층의 경우 사고일 기준 18일의 양생이 이뤄졌다. 최고층인 39층 바로 밑의 PIT층(설비 등 각종 배관이 지나가는 층)의 벽체도 12일간의 양생을 거친 뒤 사고일인 지난 11일 39층 바닥 슬래브 타설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HDC현산은 "12~18일간의 양생기간은 필요한 강도가 확보되기 충분한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일 오전 광주 서구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현장에서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1.01.12. l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일 오전 광주 서구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현장에서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1.01.12. [email protected]

또 다른 원인으로는 철근 부실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불량 철근을 사용했거나, 철근 정착 부실이 붕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보통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철근에 콘크리트 덩어리가 매달려 있는데 이번 사고 현장을 보면 외벽과 슬래브 바닥이 완전히 분리가 돼있다"며 "이는 철근 시공에 중대한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이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골조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외벽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이번 사고는 시공 부실과 안전관리 소홀, 강풍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라는 것이다.

특히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이 수개월 전부터 콘크리트 파편과 건설 자재가 떨어져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편 HDC현산은 이날부터 이틀 간 전체 65개 공사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특별 안전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HDC현산은 전 현장에 대한 안전 점검을 벌여 안전 문제와 품질 관련 내용을 확인한 뒤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 짓겠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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