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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게임체인저지만 저소득 국가엔 그림의 떡

등록 2022.01.15 17:37:57수정 2022.01.15 18: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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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약 생산 허용됐으나 실제 생산 갈길 멀어

백신 불평등 유사현상 올해 안 해소 힘들어

인도·방글라 생산 복제약 비싸 부자들만 혜택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14일 코로나19 경구용치료제(화이자 팍스로비드) 사용이 시작된 가운데 울산의 한 약국에 팍스로비드가 배송돼 약사가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2022.01.14.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14일 코로나19 경구용치료제(화이자 팍스로비드) 사용이 시작된 가운데 울산의 한 약국에 팍스로비드가 배송돼 약사가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2022.0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 제약사들이 개발한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여겨지고 있으나 부유한 나라들이 생산된 약품을 독점함에 따라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공급이 크게 부족해지는 현상이 우려된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유한 나라들은 올 상반기에 생산되는 치료제를 이미 선점했다. 화이자사의 팔스로비드와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와 같은 효과가 좋은 약품들이 많은 국가에서 구하기 힘들다. 팍스로비드는 입원과 사망을 88%까지 낮추며 몰누피라비르는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복용할 경우 입원과 사망을 30% 정도 낮춘다. 또 다른 치료약이 전부 주사약인데 비해 두 약품은 내복약이다.

다만 입원과 사망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이들 약품 분배는 백신 공급 불평등과는 달리 쉽게 해결될 수 있다. 복제 생산된 약품이 이미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공급되고 있으며 화이자사와 머크사는 이들 약품의 라이센스 공동 사용에 동의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달초 팍스로비드가 복제약 생산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기 전까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에서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복제약 생산은 올 하반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환자 1명을 치료하는데 팍스로비드는 30정이, 몰누피라비르는 40정이 필요하다. 또 이 약품들은 백신과 달리 복제하기 쉬운 소분자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화이자사와 머크사는 지난해 유엔이 지원하는 약품특허풀에 이들 약품 라이센스를 포함시키는데 동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전세계 절반 이상의 인구가 사용할 약품이 복제약으로 공급될 수 있게 됐다. 대신 화이자사와 머크사는 고소득 및 중상소득 국가 시장에 대한 독점권을 인정받았다.

복제약품은 가격도 훨씬 저렴할 전망이다. 머크사 몰누피라비르는 한 사람 치료분 가격이 712달러(약 85만원), 화이자사 팍스로비드는 530달러(약 63만원)으로 책정됐다. 몰누피라비르의 복제약은 10달러(약 1만1900원) 이하에 판매될 전망이다.

그러나 두 약품의 복제 생산이 즉각적으로 대량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제약사들이 약품을 생산하는 준비를 마쳐야 하며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부유한 국가들이 화이자사와 머크사가 생산한 초기 분량을 모두 입도선매하고 있다. 현재 팍스로비드 구입 계약을 체결한 나라가 10여개국으로 2600만명분이다. 이중 2000만명분을 미국이 100억달러(약 11조9000억원)을 투입해 구입했다.

화이자사는 올 상반기중 모두 3000만명분을 생산하고 연말까지 1억2000만명분을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은 6월에 1000만명분을 9월에 나머지 1000만명분을 받게 된다.

머크사의 약품은 주문이 적다. 12개 고소득국가와 3개 중소득국가  등 15개 국가에서 860만명분을 주문했다. 머크사는 연말까지 모두 3000만명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인도에서 13개 이상의 제약사들이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생산을 승인받았으며 일부는 이미 출시돼 있다. 방글라데시는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생산하고 있다.

두 나라는 복제약 생산 능력이 뛰어나지만 약품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 몰누피라비르 1인분이 인도에서 30달러(약 3만5700원) 이하지만 방글라데시에서 판매되는 팍스로비드 복제약 2종은 200달러(약 23만8000원)에 달한다.

리나 멩가니 남아시아 국경없는 의사들 지역 대표는 "부자들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재단은 지난해 1억2000만달러(약 1428억원)을 들여 저소득국가에 몰누피라비르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연합(AU)도 이번주 화이자사와 팍스로비드 공급문제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화이자사와 머크사는 현재 치료제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지를 실험하고 있다. WHO 추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의 코로나 환자 7명 중 6명이 검사지 공급 부족으로 사전에 감염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두 약품이 예방효과가 입증되면 증상발현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감염검사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말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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