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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싸운 유희관, 더 값진 101승…8시즌 연속 10승

등록 2022.01.18 16: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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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 18일 은퇴 선언

두산 좌완 최초로 100승 달성…8시즌 연속 10승 기록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4회초 투구를 마친 유희관이 환한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1.09.1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4회초 투구를 마친 유희관이 환한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1.09.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유희관(36·두산 베어스)은 조금이라도 빠른 것이 대접 받는 프로야구계를 누구보다 느린 공으로 누볐다.

버티기에 급급하지 않고 큰 획을 그으면서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을 통용시킨 유희관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유희관은 18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두산 지명을 받아 시작된 프로 생활에 마침표가 찍혔다.

유희관은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며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속구 투수가 주목 받는 프로 세계에서 유희관은 누구보다 '독특한' 선수였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시속 130㎞대의 느린 직구다. 여기에 제구와 시속 120㎞대의 싱커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역투를 하고 있다. 2021.10.03.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역투를 하고 있다. 2021.10.03. [email protected]

그러나 그를 향한 평가는 늘 냉정했다.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건 유희관의 약점으로 치부됐다. 매년 "느린 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따라다녔다.

국가대표 선발에서도 언제나 외면 받았다. 2015년 18승을 올리고도 그해 열린 프리미어12에 발탁되지 못했다. 2017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승선도 불발됐다.

그래도 유희관은 좌절하지 않았다. 커리어 내내 '편견과의 싸움'을 벌이면서도 '결과'를 보여줬다.

2013년 처음으로 10승(7패)을 달성한 그는 2020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쌓아 올렸다. 8시즌 연속 10승은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4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101승69패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8의 성적을 내면서 두산 좌완으로는 최초로 100승을 돌파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를 실점 없이 마친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웃으며 덕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05.02.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를 실점 없이 마친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웃으며 덕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05.02. [email protected]

프랜차이즈 유희관의 활약과 함께 두산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왕조'를 이룩했다. 2015년과 2016년, 2019년엔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4승7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제외되며 쓸쓸한 현실 앞에 마주섰다.

명예회복을 노리기도 했지만, 결국 은퇴를 선택했다.

유희관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쉬움이 많긴 하지만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긴 싸움 속에서 자신만의 이정표를 세운 유희관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분들께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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