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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동연 "밭을 뒤집듯 사회 바꿀 것…윤석열, 국기를 흔들었다"

등록 2022.01.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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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여서 꽃길 마다…바보처럼 개혁의길 뚜벅뚜벅"

"거대 정당·기득권 철옹성 깨기 누군가는 시도해야"

"대선에서 아젠다 세팅이라도 한다면 절반의 성공"

"공직생활중 3번 사표…어느 대통령이든 성공해야"

"李·尹, 2년 임기 수용 진정성 보인다면 도울 수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선거캠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1.2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선거캠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권지원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는 19일 "나는 바보여서 꽃길을 마다했고, 지금도 바보처럼 이 길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새로운물결 대선 캠프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왜 국무총리, 중국대사, 서울시장 후보 등의 제안을 거절하고 대선판에 뛰어 들었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국회 앞에서 작년 크리스마스때 붕어빵 파는 퍼포먼스를 했는데, 저는 우리 정치판이 붕어판 틀이라 생각했다. 저라는 비교적 신선한, 좋은 밀가루 반죽이 있어도 그 틀 안에 들어가면 똑같은 붕어빵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정치틀에서 시작하려 했다면 양당의 제안을 받았을 거다. 제가 바보라서 안 받았다. 바보가 되고 싶었고 지금도 바보처럼 그 길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거대 정당의 철옹성을 깨지 않으면 우리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기 때문에 그걸 깨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해야 하고, 그 시도는 누군가는 해야 한다"며 "그 판에 들어가지 않으면 못한다 생각해서 내가 그럼 한번 붙어보겠다고 한 거다. 힘들긴 하다"며 웃었다.

김 후보는 거대양당 중심으로 흘러가는 정치판과 기득권 공화국을  깨고 '기회의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대선판에 뛰어들었다.

소년가장 출신으로 야간대학을 다니며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합격한 후 경제부총리에까지 오른 고졸신화의 대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경제부총리 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한다.

김 후보는 "김종인 박사를 포함해 제게 권력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분들이 많았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세속적 의미에서 권력의지라기 보다는 사회 변화에 대한 기여"라며 "봄에 소에 쟁기를 끌고 밭을 뒤집듯 사회를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에 대한 부채의식은 제가 살아온 어려웠던 삶과 무관하지 않겠지만 사회에 대한 원망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똑같은 어려움을 겪어도 사회에 대한 보복이나 또는 피해의식으로 갚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스스로 성숙해지는 사람도 있다"며 "덜 배우고 못 가졌지만 오히려 따뜻하고 공동체 의식이 뛰어난 사람들이 기펴고 살 수 있는 사회, 수저색깔로 인생이 결정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제가 지금 해야할 일은 소명의식이나 이런 거창한 것보다는 자리나 권력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개혁, 어쩌면 지금하는 정치행위는 그렇게 하기 위한 수단이자 어느 한 과정"이라며 "저는 대선에서 아젠다 세팅을 하고 싶었다. 어떤 대선 후보도 비전을 이야기 하지 않는데 제가 그것 만이라도 세워도 절반의 성공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있으면서 부동산 정책, 법인세 인상 등 경제현안을 두고 청와대 참모들과 고성을 주고 받은 일화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대선 후보들에 입장 표명을 좀처럼 하지 않는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개인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고 불편한 입장을 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MB,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세 정부에서 정무직을 했다. 세번 다 사표를 냈다. 공직 34년동안 제 소신을 굽힌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신대로 일하고 사표를 낸 건 제 공직관에 비춰보면 저는 너무나 행복한 공무원인 거다.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소득주도성장)에 대해 할수 있는 반대는 다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나중에는 알고보니 제가 그만둘까봐 걱정했다고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고위직이 그만두고 나온다는 건 쉽지 않지만 그건 '작은 용기'"라며 "대한민국의 경제와 국정운영을 생각하면 어느 대통령이든 성공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반기를 들고 나와 '정권교체' 대열에 가세했는데 왜 당신은 안 그랬느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분들은 나쁘게 말하면 국기를 흔들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분들은 헌법기관장이고 임기가 있는 수장의 장이다. 임기 전에 그만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바로 정치를 했지 않나. 저는 어느 정파에 간 적도 없고 어느 당원이 된 적도 없다. 그리고 1년 6개월 경제부총리 시절의 모든 경제성과나 결과에 대해선 책임진다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선거캠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1.2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선거캠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1.20. [email protected]



김 후보는 만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중 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 '국가·경제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진정성을 갖고 어떤 자리든 제안한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뭐 좋은 자리라고 하겠나. 아마 그 전제가 성립이 안될 것"이라고 답했다.

두 후보에게 그런 진정성, 변화에 대한 의지, 비전, 실력이 없을 거라는 의미다.

그는 다만 "국가 지도자가 자기가 갖고 있는 비전과 국민을 위한 헌신, 실력이 없으면 누구를 갖다놔도 쉽지 않다"라며 "비전도 맞고 뜻도 맞고 진정성도 있고 그러면 좀 열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아마 진정성은 제가 제시한 개헌에 대한 입장을 보면 알수 있지 않을까. 헌법개정국민회의를 구성해 1년 내 결론을 내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을 하는 거다. 그러면 국회의원 선거때 대선을 치르면 된다. 그러면 대통령 임기가 2년이 되는 건데, 대선 후보들이 2년짜리 임기를 받아들이는 정도의 살신성인의 진정성이라면 생각해볼 수야 있겠지만 아마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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