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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이 말하는 국가대표 "나갔으면 잘했을텐데…"

등록 2022.01.20 16: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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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연속 10승 투수인데 한 번도 선발 안 돼

느린 공으로는 할 수 없다는 편견과 끝없이 싸워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프로야구 은퇴를 선언한 두산베어스 유희관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 구내식당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2022.01.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프로야구 은퇴를 선언한 두산베어스 유희관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 구내식당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2022.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8년 연속 10승은 KBO리그 40년 역사상 4명만이 갖고 있는 진기록이다. 이강철(해태), 정민철(한화), 장원준(두산)에 이어 가장 마지막으로 바통을 받은 이가 바로 유희관(두산)이다.

꾸준한 기량으로 늘 정상급 투수로 분류되던 유희관이지만 유독 국가대표와는 한 번도 연을 맺지 못했다.

2015년에는 18승을 올리고도 그해 열린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7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명단에도 유희관의 이름은 없었다. 국내 무대의 빼어난 성적보다는 최고 구속이 130㎞대 중반에 불과한 유희관의 국제 경쟁력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더욱 많았기 때문이다.

20일 잠실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유희관은 국가대표 선발 때마다 숱하게 외면당했던 심경을 털어놨다.

유희관은 "자신은 있었던 것 같다. 나갔으면 잘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아쉽다"고 언급했다.

"내 공이 느렸기에 통할지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아쉬움은 있지만 내가 부족했기에 못 뽑혔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한 유희관은 "(야구로는 못했지만) 다른 일을 하게 되면 그 쪽의 대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말로 애써 지난 날의 아쉬움을 달랬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프로야구 은퇴를 선언한 두산베어스 유희관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 구내식당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구장 마운드에 무릎을 꿇어 생각에 잠겨 있다. 2022.01.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프로야구 은퇴를 선언한 두산베어스 유희관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 구내식당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구장 마운드에 무릎을 꿇어 생각에 잠겨 있다. 2022.01.20. [email protected]

공이 느린 유희관을 향한 편견은 비단 국가대표 선발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2013년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대체 선발로 시작해 10승을 올린 뒤에도, 2014년 12승을 거쳐 2015년 커리어 하이인 18승을 찍었을 때도 '공이 느려서 더 이상은 안 통할 것'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따라다녔다.

그럴 때마다 유희관은 성적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조금이라도 빠른 것이 후한 대접을 받는 프로야구계에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을 통용하게 한 인물도 유희관이다.

기자회견 초반 음향 사고가 나자 "이렇게 난 항상 편견과 싸워왔다. 마이크마저 저런다"고 크게 웃은 유희관은 "'느림의 미학'이라는 건 나를 대변할 수 있는 좋은 단어다. 모든 분들이 1~2년 후에는 안 될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하셨지만 남들 보이지 않게 노력했다. 좋은 팀을 만나 편견을 깼다"고 돌아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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