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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근 "北 극초음속 활공체 완성되면 사실상 요격 불가능"

등록 2022.01.20 17:13:36수정 2022.01.20 17: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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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 보고서 분석

"HGV 비행궤적 정밀하게 예측 불가"

"요격 가능 시간 확보하기 쉽지 않아"

다만 北 개발 성공 주장 신뢰 어려워

[서울=뉴시스]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 2022.01.20. (사진=장영근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 2022.01.20. (사진=장영근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미사일 분야 권위자인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가 북한 극초음속 활공체(HGV)가 완성될 경우 미사일 방어체계로 요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 극초음속 활공체가 완성 단계인지는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20일 '북한 극초음속활공비행체(HGV) 시험비행의 평가 및 함의' 보고서에서 "우리 군에서는 하강 중의 활공 시에 HGV를 요격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간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극초음속 활공체 탐지 가능성에 관해 "설사 HGV를 하강 시 활공 단계의 어느 특정 지점(고도·수평거리 등)에서 탐지하고 속도, 가속도, 방향 벡터 등을 추적해 식별했다고 하더라도 활공 중에 언제 변칙 기동을 수행할지 알 수 없어 불과 수초 또는 수십초 이후의 HGV의 비행궤적과 특성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요격 여부에 관해서도 "우연히 성공적으로 비행 궤적을 예측한다고 해도 요격미사일 발사 준비에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고 공격미사일의 예측 위치까지 요격미사일의 비행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에 요격 가능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및 한국군의 발표 정보를 기반으로 추정된 극초음속 활공체 3차 시험발사의 비행궤적. 2022.01.20. (자료=장영근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북한 및 한국군의 발표 정보를 기반으로 추정된 극초음속 활공체 3차 시험발사의 비행궤적. 2022.01.20. (자료=장영근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그나마 빛의 속도를 움직이는 레이저 무기에 의한 요격이 요격 가능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겠지만 레이저는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HGV의 한 부분을 최소 10여초 이상 집중적으로 쏴야 파괴할 수 있다"며 "레이저 빔의 직진성 때문에 변칙 기동 시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군이 북한 극초음속 활공체를 요격할 수 있다고 발표한 데 대해 "군은 북한이 한반도로 공격해오는 경우 거리상으로 접근해 있기 때문에 음영 구역의 고도가 줄어들어 탐지에서 유리하다는 논거를 대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비행 시간이 짧아 실제 요격 가능 시간과 요격 가능 고도 측면 등에서 상당한 제한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 교수는 북한 극초음속 활공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북한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효과적이고 최적화된 성능을 갖는 HGV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대기 중에서 극초음속 속도에서 공력학적 비행특성, 소재, 열적 그리고 동역학적 특성 등을 모사하고 극초음속 풍동에서 지상 시험을 거쳐야 한다"며 "북한이 이를 위해 고가의 시설·장비인 슈퍼컴퓨터, 극초음속 풍동, 플라스마 챔버 등을 보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지상에서의 모사·시험을 통해 검증을 수행했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북한이 발표한 HGV의 비행궤적. 2022.01.20. (자료=장영근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북한이 발표한 HGV의 비행궤적. 2022.01.20. (자료=장영근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또 "대기권에서의 극초음속 비행은 엄청난 진동과 2000도K 이상의 열을 유발하기 때문에 북한이 이러한 온도에 견딜 수 있는 내열금속과 탄소-탄소 복합재 등의 소재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은) 1000㎞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했는데 정밀한 타격을 위해서는 HGV를 정밀하게 유도하고 극초음속의 속도에서 비행제어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북한은 이러한 기술적 능력은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며 "정밀하게 목표 표적을 성공적으로 타격하기 위해서는 위성이나 무인기 또는 항공기에 의한 데이터 전송체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북한은 정밀 타격과 관련해 이런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북한은 거리 600㎞를 지나 선회비행, 활공, 재도약을 수행했다고 발표했지만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극초음속 비행제어 기술을 통해 표적에 대해 얼마나 정밀한 타격을 수행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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