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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9층 타설 당시 동바리 무단 철거…아파트 붕괴 주요 원인"

등록 2022.01.25 11: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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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층 바닥 슬라브 타설 도중 PIT층·38·37층 동바리 조기 철거

표준시방서·시공지침 어긴 채 크레인으로 하역…재설치도 안해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15일째인 25일 오전 구조당국 등이 31층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2.01.25.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15일째인 25일 오전 구조당국 등이 31층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2.01.25.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최상층 콘크리트 타설 공정에서 규정을 어기고 임시 지지대(동바리)를 무단 철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지시로 국가 표준시방서 등 규정에 어긋나는 동바리 조기 제거가 진행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붕괴 원인 규명에 집중한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25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서구 현대아이파크 건물 201동 39층 바닥 타설 공정 중 아래 3개층에 설치됐어야 할 동바리가 조기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붕괴 당일인 지난 11일 39층 바닥 슬라브 타설 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래층인 PIT층(배관 등 설비 층), 38층, 37층에는 수직 하중을 버텨낼 동바리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29일 36층과 37층은 동바리가 제거됐다. 이틀 뒤 제거된 동바리는 크레인을 통해 지상으로 하역까지 마쳤다.

38층에 설치됐던 동바리는 지난 8일 해체해 같은 날 지상으로 내려졌다. 이후 39층 콘크리트 타설 때 다시 동바리를 건물 내로 반입, 설치해야 하는 데 이러한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건설기준센터 표준 시방서 상 '거푸집·동바리 일반사항'에는 30층 이상 아파트를 지을 때 콘크리트 타설 공정이 진행되는 층 아래 3개 층은 동바리 등 지지대를 받치도록 돼 있다. 현대산업개발 시공 지침에도 같은 내용이 명기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 층 동바리를 미리 제거한 것이 붕괴 사고의 치명적 원인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다.

건축 구조 공학 전문가들은 PIT층(높이 1~1.5m)도 1개 층으로 보고 있다. 36~38층, PIT층 등 4개 층에 동바리가 없었던 것으로 봐야하는 만큼, 표준 시방서를 어긴 시공 방식으로 수사본부는 판단했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12일째인 22일 오전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가 취재진에게 공개한 아파트 201동 최상층인 39층 아래 PIT층(설비 등 각종 배관이 지나가는 층)의 모습.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외벽 등이 무너져 내리면서 하청 노동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공동취재사진) 2022.01.22.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12일째인 22일 오전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가 취재진에게 공개한 아파트 201동 최상층인 39층 아래 PIT층(설비 등 각종 배관이 지나가는 층)의 모습.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외벽 등이 무너져 내리면서 하청 노동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공동취재사진) 2022.01.22. [email protected]



동바리 제거 이유에 대해 수사본부는 "현대산업개발과 골조 공정을 도맡은 전문건설 하청사의 이해 관계가 맞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사 기간에 쫓기는 현대산업개발은 벽돌 쌓기, 창호 설치 등 내부 골조 공사를 위해 동바리를 미리 빼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청사도 크레인 하역 지원을 받아 인력으로 동바리를 내렸다가 다시 위로 올려 옮겨야 하는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청사 관계자는 경찰에 "시공사 현대산업개발 소속 직원 2공구 현장 담당 A씨의 지시로 동바리를 철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타설 공정 중 아래층 동바리 조기 철거를 비롯해 PIT층 높이 단차가 발생한 구역 아래층에 '역보'를 활용해 하중을 지탱한 공정상 구조 계산 오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붕괴 원인 규명에 힘쓴다. 

한편 사고 현장에서는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 201동 39층 옥상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 등이 무너져 내려 붕괴 15일째인 현재까지 5명이 실종된 상태다. 지하 1층 난간 사이에서 발견됐던 실종자 1명은 사고 나흘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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