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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내 얼굴 만족"…최우식, '기생충' 흥행과 다른점요?

등록 2022.01.26 0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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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

최우식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최우식(32)은 SBS TV 월화극 '그해 우리는' 첫 방송 직전까지 부담감이 어마어마했다. '쌈, 마이웨이'(2017) 이후 4년여 만의 안방극장 복귀인데,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실시간으로 반응이 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그해 우리는은 최우식과 김다미(27)가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2018) 이후 3년여 만에 만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미 김다미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를 성공적으로 마쳐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촬영 초·중반까지 부담감이 없다가 첫 방이 다가오면서 점점 심해졌다. 드라마는 시선이 다양하고 연령대도 넓지 않느냐. 사실 다미는 잘 하는 거 너무나 잘 알고 극본도 좋아서 부담감이 어마무시했다. 그래도 다미와 두 번째 만나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로코, 멜로물은 상대방과 호흡이 중요한데 이번 드라마에서 새로운 케미를 보여준다는 생각에 설렜다. '마녀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왠지 모를 자신감도 있었다. 아무래도 다미랑 편해서 그런 것 같다."

그해 우리는은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최우식은 건물 일러스트레이터 '최웅', 김다미는 홍보 전문가 '국연수'로 분했다. 1회 시청률 3.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 마지막 16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5.3%를 찍었다. 체감 인기는 훨씬 높았고, 입소문을 타면서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9위까지 올랐다. 절친인 그룹 '방탄소년단'(BTS) 뷔가 부른 OST '크리스마스 트리' 등은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최우식은 "그해 우리는은 사계절을 담은 드라마"라며 "계절과 연관된 감정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줬다. 한국 문화와' K-콘텐츠' 정서를 잘 몰라도 연애 관련 공통적인 감정을 느끼고 공감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손꼽을 정도로 좋은 현장이었다며 김다미에게 공을 돌렸다. '또 이런 배우와 함께 할 수 있을까?' 싶다며 "어느 순간 다미가 연수가 보여서 신기했다. 믿음이 가는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내 얼굴 만족"…최우식, '기생충' 흥행과 다른점요?


이미 최우식은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2019)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기생충은 2020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기생충 흥행했을 때와 차이점이 있을까.

"기생충과 그해 우리는 반응은 거의 비슷하다. 기생충이 잘 됐을 때 초반에는 믿지 못했다. 그해 우리는도 마찬가지로 '우와~우리가 잘 되고 있구나'라고 잘 못 느끼고 있다. 확실히 드라마가 잘 되니 주변에서 나를 최우식보다 캐릭터로 이입해 보는 것 같다. 기생충이 잘 됐을 때는 최우식을 더 생각했다면, 지금은 최웅으로 느끼고 보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많이 늘어서 인기를 실감하지만, 피부로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이 드라마는 누구나 있을 법한 첫사랑 추억을 끄집어냈다. 특히 최웅은 주변에 있을 듯하지만 없어서 대리만족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최우식도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남자주인공'이라는 반응에 공감했다. "나도 최웅을 연기했지만, 실제로 사랑스럽고 풋풋한 남자친구가 못 돼 대리만족했다. 예쁜 말만 하고 고백부터 이별까지 아름답지 않았느냐. 모든 장면이 '심쿵'했다"며 "최웅처럼 연애하고 싶다. 진짜 최선을 다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예쁜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이상형요? 요즘 인생에 찌들어서…이상형은 이제 없는 것 같다. 그냥 개그 코드가 잘 맞고 같이 있으면 재미있는 사람이 좋다. 연기하며 첫사랑를 떠올리기보다 연애했던 풋풋함을 많이 생각했다. 내가 연애할 때도 비슷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해 안 가는 부분은 PD님과 얘기했다. 다미의 시선 필요할 때도 물어봤다. 선을 안 긋고 현장에서 여러 명의 의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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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에서 웅과 연수는 결혼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연기하면서도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궁금했다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웅과 연수에 이입하기 전에는 새드엔딩으로 끝나면 연기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았다. 어느 순간 웅과 연수에 이입됐고, 이 친구들에게 좋은 미래를 가져다 준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했다.

최우식에게 그해 우리는은 도전이었다. 다른 작품과 달리 사건·사고가 크게 없고 잔잔하게 흘러가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감정을 보여주자'고 마음먹었다. "만족도는 75점 정도 된다. 여태까지 내가 한 연기를 모아서 도전했다"며 "스스로 로코·멜로킹이라고 장난스럽게 얘기했는데, 많은 분이 좋아해 줘서 다행이다. 나도 같이 성장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고등학생 연기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며 "예쁜 장면을 많이 찍어서 인생에 남겨둘 게 많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어떤 역을 맡으면 뽐내고 싶어서 욕심내기 마련인데, 힘이 많이 들어가면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곤 한다. "최대한 느슨하게 하려고 했다. 상대방과 PD님, 극본을 믿었다"고 귀띔했다. 처음으로 "잘생김을 욕심냈다"며 "극본에 있는 최웅이 너무 멋있어서 외모적으로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고 웃었다.

어느덧 데뷔 12년 차다. 2011년 드라마 '짝패'롤 데뷔, '닥치고 패밀리'(2012~2013) '호구의 사랑'(2015),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2015) '옥자'(감독 봉준호·2017)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2020) '경관의 피'(감독 이규만·2022) 등에서 활약했다. 영화에선 주목을 많이 받았지만, 드라마는 흥행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이 많지 않았다. 그해 우리는으로 어느 정도 갈증을 풀었을 터다.

그 동안 최우식은 평범한 외모를 장점으로 꼽았다. 마녀 개봉 당시에도 "누구와 있어도 안 튀는 외모와 비실비실한 모습이 오히려 많은 캐릭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해 우리는에서 처음으로 외모 욕심을 냈는데, 생각이 조금 바뀌지 않았을까. "내 얼굴에 만족한다"면서 "두부상 대표라고 하는데 맛있게 조리해 다양한 두부 요리를 보여줄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두부상이라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많다"며 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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