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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영업익 12조 육박…'제값받기' 통했다

등록 2022.01.27 04:04:00수정 2022.01.27 08: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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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인한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1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이 2019년부터 추진해온 해외시장 '제값 받기'가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모두 지난해 역대급 매출과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양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1조7446억원에 이른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13.1% 증가한 117조61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다. 역업이익 또한 영업이익 역시 전년(4조2842억원)에 비해 178.9% 증가한 6조6789억원을 나타내며, 2014년(영업익 7조5500억) 이후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0년 2.3%에서 지난해 5.7%로 3.4%p 확대됐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145.1% 증가한 5조657억원, 매출은 18.1% 증가한 69조862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3%였다.

업계는 현대차와 기아가 반도체품귀로 인한 생산차질과 원자재가격·물류비 상승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올린 배경에 대해 양사가 2019년 이후 추진해온 '제값 받기'와 체질 개선 노력을 꼽는다.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품귀로 인한 생산 차질로 인한 수익성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제네시스·전용전기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 가치 차량 생산·판매에 역량을 집중,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2000년 초중반까지도 해외시장에서 일본차보다 가격이 20% 가량 낮아 '싼 차', '가성비 좋은 차'로 통했다. 판매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밀어내기' 전략으로 딜러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도 높았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2019년부터 미국에서 재고 주기를 줄이며 판매 인센티브를 줄이는 등 제값받기를 추진했다. 이와 함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 힘을 싣고, 고성능 'N'을 앞세워 각종 세계 모터스포츠대회에서 성과를 내며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지난해에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EV6', 'GV0'를 잇달아 내놓고 세계 각국에서 '올해의 차' 타이틀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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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것도 현대차·기아의 '제값받기'를 도왔다. 미국 딜러들은 더 높은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대신 현대차·기아에 차를 빨리 달라고 요구했다.

가격도 올랐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트루카'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11월 미국 평균 판매가격은 대당 3만3861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11.4% 올랐다. 기아 역시 3만1386달러로 12.8%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신차 평균 거래가격 상승폭인 8.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기아의 전세계 자동차 평균판매단가(ASP)는 2020년 2250만원에서 지난해 2730만원으로 올랐다. 올해 사업계획에서는 ASP가 2940만원으로 책정됐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6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19년 이후 제값 받기 노력을 기울였고, 시장에서 잘 수용해준 덕에 적정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며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역향이 생각보다 커 다소 영향을 받았지만 근본적 상품성 개선을 통한 브랜드력 향상, 평균판매가(ASP) 상승 등 제값받기 기조는 그대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주 부사장은 "반도체 품귀로 인한 물량 차질은 아쉽지만 브랜드력 개선을 위해 이 기간을 활용, 기아의 변화된 모습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가져가겠다"며 "한동안 공급자 우위 시장이 유지된다면 상품성과 브랜드 개선을 통한 제값받기, 인센티브 축소를 통한 손익개선 안정화 기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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