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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폭락으로 자산가치 1202조원 급감…투자자 경각심 커져

등록 2022.01.27 11:52:42수정 2022.01.27 12: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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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암호화폐 가치 2개월새 40%, 1623조원 사라져

암호화폐 장기 전망 믿는 투자자들은 크게 걱정 않기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4,400만 원 선에 거래 중인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2.01.2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4,400만 원 선에 거래 중인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2.01.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최근 암호화폐 폭락이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폭락으로 줄어든 자산가치가 1조달러(약 1202조원)에 달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연말 헤슨 카터가 보유한 암호화폐 가치가 25만달러(약 3억원)으로 오르자 그는 좋은 아파트로 이사하고 새 트럭을 샀으며 게임 개발자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불과 2개월만에 카터의 암호화폐 잔고가 급감했다. 그는 이더리움과 기타 이름없는 암호화폐들을 보유하고 있다다. 간판제조업에 종사하는 카터는 "내 돈을 지킬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게임개발자의 꿈도 접어야 할 듯했다.

최근 2년새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든 수많은 미국인들이 가격 급등으로 부를 쌓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교적 하락폭이 작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의 가격이 지난 11월초 최고가에서 폭락해 전세계적으로 1조3500억달러(약 1623조원)의 자산이 사라졌다. 총 시장가치의 절반에 육박하는 액수다.

최근 몇 주 새 투자자들이 위험도가 큰 암호화폐를 버리고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옮겨 타면서 폭락세가 가속화됐다. 이에 따라 미 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투자 위험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캐피탈 알파 파트너스의 이안 카츠 전무는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구 의원들에게 암호화폐에 대해 불평하는 전화가 늘 것"이라며 "모든 규제 당국자들과 의원들이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듯하다. 더 떨어지면 당국이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가치 폭락은 올들어 S&P 500 지수가 8% 하락한 주식시장과 함께 발생했다. 주가는 연방준비이사회(FED)가 금리를 올리려고 하고 기업 이익이 감소추세를 보임에 따라 하락했다.

암호화폐와 주가 모두 일부 회복하는 조짐도 있다. 비트코인은 24일 오전 3만3000달러(약 3966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25일 오후엔 3만7000달러(약 4447만원)으로 올랐다. 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이틀 연속 하락한 뒤 이번 주 들어 상승세다.

암호화폐 폭락으로 손실을 본 사람들 가운데 유명인사들도 많다. 유명 운동선수들 가운데 암호화폐 회사들과 광고계약을 맺고 자신의 연봉의 일부를 암호화폐로 받기로 한 사람들이 있다. 미식축구 로스앤젤레스 램스 팀의 와이드 리시버인 오델 베캄 주니어는 지난 11월 2021년 연봉 가운데 75만달러(약 9억165만원)을 빝트코인으로 받기로 했었다. 베캄이 당시 비트코인 가격으로 연봉을 바꿨을 경우 폭락과 당시 가격 기준으로 부과된 세금으로 35000달러(약 4208만원)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액션 네트워크사 대런 로벨 분석가가 밝혔다.

퓨리서치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인 6명중 1명이 암호화폐 거래 경험이 있다. 시카고대학교 NOR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중 44%는 비백인이고 35%는 연간 소득이 6만달러(약 7213만원) 이하다.

암호화폐 하락에 아랑곳하지 않는 보유자도 많다. 2017년과 2018년의 폭락 당시 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가 큰 이익을 본 사람들은 지금이 "암호화폐 겨울"일뿐이라고 말한다. 이후에 큰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암호화폐 기술의 가치를 확고히 믿는다고 밝힌다.

암호화폐 관련 소식을 전하는 뱅크리스사 공동 소유자 데이비드 호프먼은 자기 주변 사람들은 몇 년 전 암호화폐 폭락 때 모인 사람들도 최근 하락세를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80달러(약 9만6000원)에 불과했던 이더리움이 지금 2400달러(약 289만원)"이라는 것이다.

"7일만에 40%가 떨어지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겠지만 사실 암호화폐가 미래의 금융플랫폼이 될 것임을 믿는다면 문제가 안된다"고 호프먼은 강조했다.
 
세금을 피해 최근 푸에리토리코로 대거 이주한 암호화폐 신흥 부호들도 최근 가격하락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대부분 장기 보유자들이기 때문이다. 모두 몇 년 동안의 등락을 경험한 사람들이어서 겁에 질려 팔아치우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델라웨어에서 개인간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회사를 설립한 조지 버크는 "현재의 하락세가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과 백악관 당국자들은 중구 난방인 여러 연방 정부기관의 암호화폐 규제를 정비하려 노력하고 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빠르면 이달중에 FED가 암호화폐를 발행해 민간 발행 암호화폐와 경쟁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백악관은 또 암호화폐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제각각인 각국의 디지털 화폐 규제와 조율할 필요성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백악관이 암호화폐와 관련해 규제당국의 중구난방 대응을 조율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관련 규제 당국의 행보는 한발 앞서고 있다. 증권감독위원회(SEC) 개리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주 위원회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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