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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쌍용차 '갈등 고조'…노조도 공동관리인 선임 반대

등록 2022.01.28 17:20:32수정 2022.01.28 17: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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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된 것처럼 경영간섭·기술요구…인수자금 등 신뢰 못얻어"

에디슨 "현 체제로는 원활한 업무협의 안 돼…법원판단 기다릴 것"

이동걸 산은 회장 "대출 받아 사업을 하겠다는 것…가장 나쁜구조"

에디슨-쌍용차 '갈등 고조'…노조도 공동관리인 선임 반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공동관리인 선임'을 둘러싼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과 쌍용자동차, 채권자, 노조간 갈등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와 인수·합병 본계약을 맺은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이 공동관리인 선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와, 협력업체에 이어 노조도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10일 서울회생법원에 쌍용차 출신인 이승철 부사장을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지난 24일 법원에 관리인 선임을 재차 요청했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 체제로는 쌍용차와 원활한 업무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비협조적이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 만큼 추가 관리인을 선임해 소통을 원활히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가 협의 없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 계약 및 배터리 팩 자체 생산을 위한 기술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와 조립 생산 관련 불평등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노조는 이와 관련, 27일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BYD와의 MOU는 법정 관리 이전부터 추진됐던 신사업 프로젝트다. 지난해 3월1일 배터리 개발계획 및 생산을 위한 MOU가, 지난해 12월21일 팩 생산을 위한 MOU가 각각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쌍용차는 BYD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전기차 U-100(2023년 양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전기차 부문 핵심 사업으로 쌍용차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며,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협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우디 내셔널오토모빌스(SNAM)와 진행된 렉스턴 조립 생산 계약과 관련해서는 "2019년 10월에 이미 체결된 MOU"라고 반박했다. 이어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출 시장의 회복이 시급하다"며 "SNAM과의 계약은 중동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사내 노동자 모임 '참다운 목소리' 역시 최근 선전물을 통해 "에디슨이 사우디 SNAM 라이선스 계약, 중국 BYD 양해각서 등이 현실과 맞지 않다며 마치 대주주가 된 것처럼 경영 간섭과 기술 요구 강요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본계약 체결 후에도 현장에서 불신이 팽배한 것은 에디슨의 진실성이 녹아나지 않기 때문"이라며 "에디슨은 쌍용차 인수를 위한 모든 준비가 돼있다고 하지만 인수자금 마련방안, 경영 비전, 고용 보장 등 어느 것 하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는 에디슨의 경영현황과 매각사안에 대해 제3의 기관을 통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함께 매각의 전반적 사안을 조합원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회장이 제시한 ▲전기차 30종 투입 ▲600만~1000만대 생산 ▲차세대 교통수단 드론 개발 ▲전기요트 선박·개발 등을 언급하며 "신차 개발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모르는 사람은 현혹되겠지만 신차 개발을 위한 비용과 시간을 계산하면 위기에 처한 쌍용차 직원을 현혹시키는 실천 불가능한 장밋빛 대안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쌍용차와 쌍용차 협력업체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 역시 반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쌍용차는 '관리인을 추가로 선임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상거래채권단은 '회생채권 회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각각 반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쌍용차와 채권단, 노조가 잇달아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고, 공동 관리인을 선임하는 것이 이례적 사안인 만큼 법원이 에디슨모터스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7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쌍용차를 인수하는 에디슨모터스에 대해 "전형적인 차입매수(LBO) 방식"이라며 "가장 나쁜 구조"라고 비판했다. 산은은 쌍용차의 최대 채권자다.

이 회장은 "(에디슨모터스가) 대출 받아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M&A 중에서 가장 안 좋은 방식인 전형적인 LBO"라며 "우리는 에디슨모터스 측의 사업 계획성을 따져보겠지만, 그와 별개로 에디슨 측이 얼마만큼 돈을 지원할지 굉장히 신경을 써가며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돈 일부분만 집어넣고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에디슨모터스의 회생계획안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상거래 채권자 중 1~5% 정도만 변제하고 털겠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상거래 채권자들이 이에 동의할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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