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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늘어나는 위중증…작년 병상대란 재현될라

등록 2022.02.15 05:00:00수정 2022.02.15 05: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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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17일 만에 300명대…고령 확진 6000명대

낮은 중증화율에도 유행규모 급증에 위중증 증가

"3월 초 위중증 3000명 육박"…의료체계 여력 2배

3차접종 효과 3개월 후 감소…"고령층 감염 우려"

"병상 여력 안심하면 안돼…최적화 전략 세워야"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환자 진단검사 및 치료가 시작된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화홍병원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부터 고위험군 중심으로 동네 병·의원까지 참여하는 검사와 치료체계 전환이 전국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2022.02.03.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환자 진단검사 및 치료가 시작된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화홍병원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부터 고위험군 중심으로 동네 병·의원까지 참여하는 검사와 치료체계 전환이 전국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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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후 꾸준히 감소하던 위중증 환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병상 대란을 겪었던 지난해 말의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환자 병상 가동률 여력이 있는 현재의 상황을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위험군 보호를 강화하고 증상 악화를 조기에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인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으로 입원 치료 중인 환자는 306명이다. 지난달 28일 이후 200명대로 줄었던 위중증 환자가 17일 만에 300명대로 증가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델타 변이보다 치명률과 위중증률이 3분의 1 정도로 낮지만, 확진자 규모 자체가 늘면서 중증·사망 위험이 큰 고령층 확진자도 덩달아 증가해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일까지 방대본이 연령표준화해 산출한 오미크론 변이 치명률은 0.19%로, 델타 변이 0.7%의 3분의 1 수준이다. 오미크론 변이 위중증률은 0.42%로, 델타 변이(1.4%)의 3분의 1 수준으로 계산됐다.

그러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주 전보다 두 배 늘어나는 '더블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주간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5만1352.1명으로, 직전 주(2월1~7일) 2민8294.6명의 1.81배에 달한다.

중증·사망 위험이 큰 고령층 확진자도 증가세다. 하루 60세 이상 확진자는 지난 1일 1460명에서 4일 2517명, 5일 4234명으로 늘어나더니 10일(6008명)에는 처음으로 6000명을 넘었다. 10% 아래였던 고령 확진자 비율은 5일부터 11~12%대를 보인다.
[서울=뉴시스]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4619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발생 환자는 5만4513명, 해외유입은 106명이다.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23만2086명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4619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발생 환자는 5만4513명, 해외유입은 106명이다.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23만2086명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다음 달 초 위중증 환자가 3000명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손우식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연구팀은 지난 9일 '시나리오별 코로나19 확산, 위중증 환자 예측 레포트'에서 오미크론 중증화율이 델타 변이보다 74% 줄었다는 가정하에 3월 초 3000명에 육박하는 위중증 환자가 발생한다고 내다봤다.

위중증 환자 3000명은 정부가 현재 의료체계로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 밝힌 1500명의 두 배에 달한다. 정부는 아직 위중증 환자 수가 200~300명대고,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3일 오후 5시 기준 25.7%로 75%가량 여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10%대에서 20%대로 오른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는 현상을 보인다"며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된 60세 이상 고령자, 50대 기저질환자 등도 갑자기 증상이 악화하면서 입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초기 증상이 델타 변이보다 약해도 여전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미크론 변이 고위험군 환자가 보이는 의식 저하나 혈압 감소, 흉통 등의 증상 정도는 델타 변이나 기존 바이러스 위중증 환자와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그간 고령층 확진자 발생을 억제했던 3차 접종 효과가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3차 접종 효과가 3~4개월 후부터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질병 발병·사망률 주간보고서'(MMWR)에서 3차 접종 입원 예방효과가 2개월 후 91%에서 4개월 후 78%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오미크론 감염 예방효과가 3개월 후부터 급감해 15주 이후에는 20~40%로 낮아졌다. 입원 예방효과는 3개월까지 70~80%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60세 이상 요양병원 입원자의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분석한 결과 3차 접종 후 9~10주까지 증가했던 중화능이 12주부터 델타 변이는 2배, 오미크론 변이는 3배나 감소했다.
[서울=뉴시스] 1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확진자는 15만4138명으로 이 중 3차 접종 완료자가 33.9%다. 또 2차 접종 완료자는 55.7%, 1차 접종은 1.9%, 미접종자는 8.5%다. 돌파감염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접종력에 따라 확진자들의 중증 위험도는 다르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1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확진자는 15만4138명으로 이 중 3차 접종 완료자가 33.9%다. 또 2차 접종 완료자는 55.7%, 1차 접종은 1.9%, 미접종자는 8.5%다. 돌파감염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접종력에 따라 확진자들의 중증 위험도는 다르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해 12월에 3차 접종을 받은 60세 이상 고령층은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접종 효과가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물론 감염이나 백신으로 획득한 인체 면역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백신 면역 회피율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특성을 고려하면 중증·사망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확진자가 전체 일일 확진자의 35% 안팎으로 나왔던 지난해 말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에 3차 접종을 했기 때문에 4차 접종이 이르고, 오미크론 변이에 맞는 백신이 아니라면 높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병상 여유가 있다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고령층 보호에 맞는 최적화된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3차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면역저하자 130만여명과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50만명 등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진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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