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처럼 빛난 신승원의 끝과 국립발레단의 새로운 시작…'주얼스'[이 공연Pick]
[서울=뉴시스]지난 27일 국립발레단 '주얼스' 공연 후 진행된 수석무용수 신승원의 퇴단 행사. (사진=국립발레단_Photo by 손자일) 2022.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발레단 창단 60주년 축하공연 '주얼스'의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수석무용수 신승원이 다시 한번 무대 한가운데에 섰다. 그녀는 환한 미소로 두 팔 벌려 객석을 향해 깊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분홍, 노랑, 초록 색색의 야광봉이 객석을 밝히며 그녀를 맞이했고, 쏟아지는 박수에 신승원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울컥했다.
이윽고 무대 뒤편의 액자 배경에는 그녀가 걸어온 자취가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이날 무대에 오른 '주얼스'부터 사랑스러운 카테리나를 보여준 '말괄량이 길들이기' 그리고 '라 바야데르', '마타하리', '지젤', '잠자는 숲속의 미녀'까지 그녀의 다채로운 모습이 담겼다. 객석을 뒤로하고 영상을 보던 신승원은 지난 세월이 스쳐 지나가는 듯 눈물을 거듭 흘렸다. 동료 무용수들도 아쉬움과 축하를 담은 메시지로 신승원의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서울=뉴시스]지난 27일 국립발레단 '주얼스' 공연 후 진행된 수석무용수 신승원의 퇴단 행사. (사진=국립발레단_Photo by 손자일) 2022.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초연에 이어 이번에 다시 선보인 '주얼스'는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의 축하공연으로 무대에 올라 의미를 더했다. 원석에서 보석으로 거듭나기 위해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반짝이고자 노력했던 국립발레단의 시간을 빗대 올해 첫 공연으로 선정됐다.
[서울=뉴시스]국립발레단 '주얼스' 공연 사진. (사진=국립발레단_Photo by 손자일) 2022.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총 3막으로 이뤄진 공연은 무용수들이 세 가지 보석으로 변신해 반짝인다. 우아하고, 발랄하고, 순수한 보석 그 자체가 되어 각기 다른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신승원을 필두로 한 1막 에메랄드는 프랑스 낭만주의를 담아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한 매력을 뽐낸다. 밤하늘처럼 빛나는 별빛의 배경을 뒤로, 에메랄드빛을 띤 긴 녹색 튜튜를 입고 사뿐사뿐한 걸음걸이와 곡선 위주의 부드러운 팔 동작으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로맨틱 발레를 선물한다.
[서울=뉴시스]국립발레단 '주얼스' 공연 사진. (사진=국립발레단_Photo by 손자일) 2022.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보석의 왕'이라 불리는 다이아몬드는 그 피날레를 장식한다. 러시아 황실 발레를 표현한 다이아몬드는 거장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3번과 함께 우아하면서 절제되고 화려한 클래식 무대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커다란 액자를 배경으로 그림을 보는듯한 수석무용수 김리회와 박종석의 아름다운 독무와 2인무가 돋보이며, 16쌍의 무용수들이 펼치는 웅장한 군무가 여운을 안긴다.
보석처럼 빛나는 국립발레단을 내세운 강수진 단장은 이날 막이 오르기 전 무대에 올라 60년 세월을 함께해온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반짝이는 보석들처럼 빛나는 단원들과 함께 '주얼스'로 올해를 시작합니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를 준비하며 100주년을 향하는 국립발레단의 발걸음을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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