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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감소' 역설…정확도 낮은 신속항원검사 어쩌나

등록 2022.04.19 06:00:00수정 2022.04.19 07: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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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60만명대 유행, 4만명대까지 줄어

유병률 감소, RAT 정확도에 영향줄수도

PCR은 여유있지만 일상의료 이미 정착

"정확성 모니터링, 이득 비교도 해봐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2022.03.2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2022.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유행이 수그러들면서 정확도가 낮지만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오는 '신속항원검사(RAT)'를 계속 시행할 지를 놓고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당국은 일단 유행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관계자는 "유행 상황에 따라 RAT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보면서 확진 인정 방식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0시 기준 4만7743명으로 68일 만에 5만명 아래이자 69일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한때 60만명에 달했던 유행 규모는 3월 말부터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4월 들어선 10만명 아래로 감소했다.

유행 규모가 줄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는 등 일상회복이 추진 중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를 가려내는 검사 방식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를 판정하는 기준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병·의원에서 실시하는 전문가용 RAT 양성일 경우다.

RAT의 경우 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낮아 당초엔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확진 여부는 PCR 검사를 거치도록 했지만 3월14일부터 한시적으로 전문가용 RAT에 한해 양성일 경우 확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한차례 연장을 거쳐 5월13일까지 유효하다.

정확도가 낮은 RAT를 확진으로 인정한 배경은 유행 급증에 따른 검사 역량 초과, 높은 유병률에 따른 정확도 향상 등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진단 키트 허가 기준은 양성을 양성으로 판별할 수 있는 민감도 90% 이상, 음성을 음성으로 판별할 수 있는 특이도 99%다. 이 기준대로면 RAT 검사 양성자 10명 중 9명은 실제 양성이지만 1명은 음성인데도 양성으로 잘못 판정받게 된다.

그러나 지역사회에 감염 규모가 커 유병률이 높으면 RAT의 정확도도 95% 이상 올라가 확진용으로 쓸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

지난 14일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계획 사전 설명회에서 방대본 관계자는 "현재는 양성 예측도가 90% 이상으로 높아 RAT 검사 전략이 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행 규모가 대폭 줄어들면서 RAT의 정확도에 대해 재검토를 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혁민 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유병률과 양성 예측도가 낮아지면 위양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PCR 검사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검체 체취부터 검사 결과 통보까지 24시간 이내에 이뤄지는 검사 역량의 경우 우리나라는 하루 약 80만건이다.

하루 검사량은 지난 3월11일 115만건에 달할 만큼 검사 역량을 초과해 확진 통보가 지연됐으나 지난 17일에는 검사량이 10만건까지 줄어 일일 검사 역량 80만건과 비교하면 충분한 상태다.

단 정부가 추진 중인 코로나19 일상의료체계 전환을 고려하면 검사 역량이 여유가 있다고 해서 곧장 PCR 검사로 회귀하기도 쉽지 않다. 동네 병의원에서 RAT 검사를 받고 처방과 치료를 받는 체계가 이미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고위험군 패스트트랙은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RAT를 받고 곧장 먹는 치료제를 처방받아 치료를 받는 방식인데, RAT 검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 동네 병·의원 중심 의료체계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 교수는 "유병률이 떨어져 위양성이 나오는 등의 피해가 확진 인정으로 인한 이득보다 크다면 예전처럼 확진을 위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RAT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현재 어떻게 되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그 근거를 토대로 정책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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