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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평화 기원한 음악의 힘…스프링실내악축제[이 공연Pick]

등록 2022.04.29 06:00:00수정 2022.04.29 08: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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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2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17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개막공연. 마지막 공연의 앙코르곡으로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첼리스트 강승민이 우크라이나 작곡가 미콜라 리센코의 '슬픔'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하지영 제공) 2022.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2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17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개막공연. 마지막 공연의 앙코르곡으로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첼리스트 강승민이 우크라이나 작곡가 미콜라 리센코의 '슬픔'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하지영 제공) 2022.04.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저희가 곡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음악가로서 외면할 수 없지요. 시벨리우스처럼 국민 작곡가로 존경받는 우크라이나 작곡가 미콜라 리센코입니다."

지난 2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은 개막공연의 끝에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 마지막 공연을 마친 후 객석의 박수에 앙코르곡을 소개한 그는 음악으로 우크라이나를 향한 연대의 뜻을 밝혔다.

그와 함께 마지막 순서로 라프의 피아노 3중주를 연주했던 첼리스트 강승민과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첼로와 피아노 이중주로 미콜라 리센코의 곡 '슬픔'이 울려퍼졌다. 애처롭고 서정적인 첼로의 소리로 시작해 피아노가 화음을 맞춰나갔고, 구슬픈 음색은 자연스럽게 우크라이나의 안타까운 참상을 떠올리게 했다.

이날 에너지 넘치는 연주로 감성적인 선율을 선보인 첼리스트 강승민의 의상도 눈길을 끌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색으로, 파란색 상의와 노란색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올라 우크라이나 평화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서울=뉴시스]지난 2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17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서 개막공연에서 예술감독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하지영 제공) 2022.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2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17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서 개막공연에서 예술감독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하지영 제공) 2022.04.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매년 봄날에 찾아오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올해 특별히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더해졌다. 오는 5월4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폐막공연의 앙코르 곡도 우크라이나 작곡가의 곡이 연주될 예정이다. 강 예술감독은 앞선 간담회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축제 기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우크라이나를 생각하며 좋은 연주를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대표 인기 공연인 고택음악회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모금이 진행됐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전 대통령의 고택에서 열린 음악회 시작 전, 축제 사무국 측은 공연이 끝난 후 출구에 마련되는 모금함의 존재를 알렸다. 관객들은 돌아가는 길에 모금함 앞에 잠시 멈춰, 마음을 표시했다.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고택음악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모금함이 설치됐다. 2022.04.28. akang@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고택음악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모금함이 설치됐다. 2022.04.28. [email protected]


이날 150년이 넘은 아름다운 전통 가옥 뒤로 펼쳐지는 클래식의 선율은 색달랐다. 탁 트인 하늘이 천장이 됐고, 고택을 감싸 안은 초록 잎의 나무들이 배경이 됐다. 철쭉의 꽃향기와 풀내음이 더해졌고, 나무 위에서 울려 퍼지는 새들의 소리는 마치 함께 노래하듯 연주에 녹아들었다. 고택 너머로 멀리 보이는 빌딩숲과 동떨어져 고택과 자연 속에서 듣는 음악은 자유로움을 안겼다.

음악회의 문은 플루티스트 최나경,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기타리스트 박규희가 열었다. 세 여성 아티스트는 독일의 작곡가 겸 지휘자, 바이올리니스트, 기타리스트였던 요제프 크로이처의 플루트,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3중주로 우아하면서도 활기찬 음악을 선사했다.

이어 개막공연의 첫 타자이기도 했던 노부스 콰르텟이 현악사중주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드보르자크의 '아메리칸'을 연주했다. 미국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드보르자크의 설렘과 호기심이 묻어나는 곡이다. 코로나19로 2년 만에 찾아온 프랑스 호르니스트 에르베 줄랭은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함께 베토벤의 소나타를 연주했고, 부드럽게 울려퍼지는 다채로운 호른의 음색은 고택의 운치를 더했다.
[서울=뉴시스]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고택음악회'. 플루티스트 최나경,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가 연주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사무국 제공) 2022.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고택음악회'. 플루티스트 최나경,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가 연주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사무국 제공) 2022.04.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미는 멘델스존의 '트리오 제1번'이 장식했다. 강 예술감독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임효선, 첼로 주연선이 밝고 생동감 넘치는 선율을 선사했다. 주연선은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는 곡"이라며 "그중 2악장은 느린 악장인데 더 마음이 와닿는다. 먼 나라에서 전쟁이 이뤄지고 있는 어려운 상황인데, 이곡을 연습할 때마다 '괜찮다'며 토닥토닥해주는 느낌이다. 조금의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택음악회는 오는 5월2일 오후 5시에 또 한번 열린다. 매년 가장 먼저 매진돼 올해는 이번 25일 공연을 추가로 편성했다. 올해 17회를 맞아 첼로를 주인공으로 13일간 펼쳐지는 축제는 간판 프로그램인 '가족음악회'를 비롯해 '국경없는 음악가', '체크메이트' 등 공연들이 남아있다. 오는 5월4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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