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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공무원노조 "선관위, 투표소 컨트롤타워 역할만이라도"

등록 2022.05.17 06:30:00수정 2022.05.17 07: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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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 마련된 범천1동 제1투표소를 찾은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2.03.0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 마련된 범천1동 제1투표소를 찾은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2.03.09.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부산의 한 구청 직원 A씨는 6.1일 지방선거일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대선 때 투표용지 처리 때문에 당시 야당 관계자와 일부 유권자들과 큰 갈등을 빚었는데 이번에 또 그런 일이 생길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A씨와 같은 지자체 공무원 4000여명이 부산지역 투표소에 나가서 지원업무를 한다. 투표소당 적게는 4~5명, 많게는 10명 이상이 필요하다. 선관위는 부산지역 700여개 투표소에 1만3000~1만4000여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그 중 30%를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의존할 방침이다.

이들은 투표 당일 새벽 5시부터 14시간을 일 하지만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을 받고 있다. 추승진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정책부장은 "공무원의 급여지급 체계 상 사례금으로 5만원 정도 지급되던 것이 그나마 각종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10여만원으로 올려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8시간 이상 일할 경우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과 하루 12시간 이상 일을 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도 적용받지 않는다. 

추 부장은 "지자체 공무원은 소속지자체의 투표소에 배당되기 때문에 자신이 사는 집 근처에 가서 일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며 "집이 양산에 있더라도 사상구 소속 공무원이면 사상구 투표소에서 지원일을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선거 업무에 대한 공무원 지원은 선관위와 해당 지자체간의 '계약관계'라는 법원의 판결이 난지 오래지만 선거관련 공무원들의 업무는 여전히 애매하게 진행되고 있다. 누구도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은 채 어정쩡하게 진행되고 있다.

공무원 노조는 원칙적으로 모든 선거관련 업무는 선관위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한 선관위는 투표소에 단 사람도 파견할 인력이 없다.

결국 부산시 공무원노조와 선관위는 협의 끝에 이번 6.1선거에서는 선거관련 포스터 철거 업무를 선관위가 전담하기로 했다. 포스터 부착 업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공무원들이 하기로 한 것이다.

부산시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선관위가 투표소에서 유사시 컨트롤 타워 역할만이라도 해주면 공무원들이 힘은 들더라도 부담은 훨씬 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A씨는 "선거 당일 투표 현장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직접 나서 컨트롤 타워 역할만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라면서 "지난번 대선에서도 선관위가 제 때에 적절한 지침을 내리지 못하는 바람에 이른바 '바구니·비닐봉지' 투표함이 나타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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