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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빅스텝' 시사에…국고채 3년물 다시 3%대로(종합)

등록 2022.05.16 17:40:09수정 2022.05.16 21: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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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경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찬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경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찬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시사하면서 국내 국채 3년물이 다시 3%대로 올라섰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135%포인트 오른 3.046%에 마감했다. 국채 3년물 금리가 3%대로 오른 것은 4거래일 만이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정부가 적자국채 발행 없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을 하겠다고 공식화 하면서 2.928로 3%대 아래로 내려갔다. 이후 지난 13일까지 2% 후반대를 지속했다. 이날 이 총재의 '빅스텝' 시사 발언 직후 장중 3.082까지 올라가면서 지난달 11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3.186%) 돌파를 시도했다. 2년물 금리도 전장대비 0.114%포인트 뛴 2.821%로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도 전장대비 0.056%포인트 오른 3.277%를 기록했다. 5년물 국채 금리도 0.103%포인트 오른 3.225%에서 마감했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전장대비 0.027%포인트, 0.021%포인트 오른 3.215%, 3.135%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채권 금리는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을 중심으로 0.1%포인트 이상 큰 폭 뛰어 오르면서 전구간 상승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시사한 영향이 크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첫 조찬회담을 갖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느냐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상황까지 보면 그런(0.5%포인트 인상을) 고려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우리도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번 회의 끝나고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우리나라는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앞으로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느냐를 말할 단계는 아닌거 같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물가, 성장률이 어떻게 변할지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 직후 채권 시장이 즉시 반응하자 한국은행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날 "최근 물가 상승률이 크게 높아지고 앞으로도 당분간 물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통화정책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면, 국제유가 상승이나 환율 뿐 아니라 최근 인도의 밀수출 금지조치와 같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향후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빅스텝 진화 발언이 나온 이후 국채 3년물은 2.907%까지 하락했다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한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연말 기준금리 상단이 2.5%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또 당초 예상했던 수준 보다 높은 추가경정 예산 발표로 인해 적자국채 발행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12일 윤석열 정부는 첫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59조40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는 당초 37조원 수준이라고 밝힌 규모보다 훨씬 큰 액수로 적자국채 발행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고려 대상도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 온 이창용 한은 총재가 원론적인 차원에서 우리나라도 '빅스텝'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우려가 커졌다"며 "지난주 적자국채 발행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추경 부담이 덜었는데 가파른 긴축 우려에 다시 되돌림 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2분기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 등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5월과 7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8월에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시각에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기준금리가 연말 2.5%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는 우려가 커졌다"며 "다만, 데이터 디펜던트(경제지표 의존)를 자주 언급하고 있어 하반기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안 좋아 질 경우 물가냐, 성장이냐를 놓고 저울질 하는 등 통화정책 결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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