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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사무 손사래"…공무원들 선거때마다 깐부찾기 진풍경

등록 2022.05.17 06:30:00수정 2022.05.17 07: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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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공무원의 경우 지방선거 때 1240명 투입

6급 이하의 절반 이상인 57%가 선거때 근무해야

희망자가 부족하면, 가까운 공무원 설득으로 채워

투표소 확보와 선거유인물 배부 등 업무폭주해

지방공무원, 선거때 깐부찾기 왜(?)…'절반이상 투표소 출근'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전주=뉴시스] 한훈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6월1일 제8회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전북 전주시청 공무원 간의 소위 깐부 찾기가 시작됐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강조되는 요즘 이번 지방선거 때 절반 이상의 공무원이 선거현장을 지켜야 한다. 인력을 뽑아야 하는 공무원과 남들과 같이 하루 쉼표를 찍고 싶은 공무원 간의 벌어지는 선거풍경이다.

16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6·1 지방선거 때 35개 동 163곳의 투표소를 지켜야 할 전주시청 공무원만 101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투표를 합하면 1240명이 이번 지방선거에 근무해야 한다. 이는 6급 이하 전주시 공무원 2187명의 57%에 달하는 인원이다. 시청 공무원 두 명 중 1명 이상이 지방선거 때 투표소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 워라밸을 즐길 때 또 다른 누군가는 최소 오전 5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투표소에서 근무해야 한다. 대선 때와 같이 코로나19 확진자 투표가 진행되면 퇴근시간은 더욱 늦어진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pmkeul@n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email protected]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거 때마다 시청 공무원들 사이에선 깐부 찾기가 벌어진다. 이번 지방선거(본투표 기준)의 경우 전주만 163곳의 투표소에 최소 5명에서 많게는 7명이 필요하다.

시는 과별로 인력을 배정한 후 희망자를 모집하려고 한다. 이렇게도 인력을 채우지 못하면 이제 깐부찾기가 본격화된다. 주민센터마다 친한 공무원을 찾아 근무를 부탁해야 하는 풍경이 벌어지는 것이다.

시청 한 공무원은 "요즘 같이 워라벨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누가 돈 조금 준다고 종일 투표소를 지키고 싶겠냐"면서 "대선의 경우 투표소 근무인력을 채우기 위해 주민센터 직원들이 가까운 공무원들에게 부탁해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요즘은 그래도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면서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사례금이라도 생기지 않았냐"면서 그간 지방 공무원의 희생을 언급했다.

앞선 제7회 지방선거의 경우 오전 5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12시간 이상 투표소를 지켜도 손에 쥐는 돈은 겨우 12만원(사무원 기준) 정도가 전부였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pmkeul@n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email protected]



수당 6만원에 7000원씩 3식비, 그리고 기본사례금 4만원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 대선부터 코로나19 확진 상황이 반영돼 한시 사례금이 추가됐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주시지부는 선거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업무를 지방 공무원이 떠안으면서 발생한 풍경이라고 해석했다.

선거 과정에서 투표소 근무를 시작으로 투표소 확보와 선거 벽보 부착, 후보자별 선거유인물 배부 등 전반적인 업무를 지방 공무원이 떠안아 왔다. 자연스럽게 투표소 근무도 지방 공무원에게 대부분 배정돼 왔다는 의견들이다.

그나마 올해는 선거 벽보 부착 등 일부 업무가 선관위에게 넘어갔지만, 여전히 지방 공무원의 업무과정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 주민센터의 공무원이 주민자치 선관위원회의 간사 및 서기를 맡으면서 이를 피하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전주시지부 관계자는 "지방선거의 경우 시의원과 도의원, 시장, 도지사, 교육감 등을 감안하면 선거홍보물 및 선거 벽보가 얼마나 많겠냐"면서 "올해 선거 벽도 부착 업무의 경우 선관위가 가져갔지만, 그간은 주말까지 반납하고 주민센터 직원들이 모두 전담했다"고 지목했다.

이어 "그외에도 투표소를 찾고, 선거인명부를 작성하는 등 주민센터 직원들이 본인을 하면서 선거업무까지 맡아왔다"면서 "이제는 지방 공무원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 서포터즈 등 민간인이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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