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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쏘아올린 '망 사용료'法 제정 논의, 유럽으로 옮겨붙나

등록 2022.05.17 06:15:00수정 2022.05.17 06: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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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망 사용료 의무화법 제정 추진…연내 해당 내용 공개

유럽통신네트워크사업자연합회도 망투자 분담 정책 요구

韓 쏘아올린 '망 사용료'法 제정 논의, 유럽으로 옮겨붙나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유럽연합(EU)이 넷플릭스,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 망 사용료를 내도록 의무화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한다. 우리나라에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법정 다툼으로 촉발된 '망 사용료 의무화법' 입법 논의가 유럽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에서도 구글, 넷플릭스 등 미국 빅테크도 망 사용료를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EU의 통신업체인 독일 도이치텔레콤, 프랑스 오렌지, 영국 보다폰 등의 대표들은 지난 2월 중순 EU 의회에 서한을 보내 빅테크도 망 확장 비용을 의무적으로 분담하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EU 집행위원회의 티에리 브레통 내부시장 담당 위원은 최근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망에 기여할 수 있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면서 연내 해당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유럽통신네트워크사업자연합회(ENTO)도 16일 현지 시각 '유럽의 인터넷 생태계'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대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발생한 막대한 트래픽 비용을 통신사가 떠안아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OTT가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가 미국 빅테크들의 시장 잠식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 중에 하나로 망 사용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ENTO가 영국 IT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구글, 넷플릭스, 애플, 메타(전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빅테크 기업 6곳들이 유럽 전체 데이터 트래픽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또 빅테크들이 네트워크 비용을 연간 200억 유로(210억 달러)씩 부담하면 EU 경제에 720억 유로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사 간의 망 사용료 부담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먼저 이슈화됐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2020년부터 법정에서 망 사용료 부과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1심에서 법원은 SK브로드밴드에 손을 들어줬으나, 넷플릭스가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우리 국회에는 일정 규모 이상 부가통신사업자가 인터넷망을 통해 서비스를 할 경우, 그에 따른 망 이용계약을 체결할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들이 7개 발의돼 있다.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 법안들에 대한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22일 방한 일정에서 넷플릭스 한국법인(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통령이 자국 기업의 해외 법인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방문 명목은 한미 양국의 문화 콘텐츠 협력을 위한 격려 차원이지만 망 사용료 분쟁과 관련한 압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앞서 오는 18일 진행될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 2차 변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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