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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차등적용' 노사 기싸움…"갈등 조장" vs "법적 보장"

등록 2022.05.17 16:16:48수정 2022.05.17 16: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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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위,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2차 전원회의 개최

尹정부 출범 후 첫 회의…시작부터 차등적용 설전

구속된 최임위원 민주노총 간부 옥중 인사말 보내

이날 안건 기초자료 심사·결정단위 등 기싸움 예상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올해 첫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올해 첫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강지은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해 17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2차 회의에서 노사는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 쟁점인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를 놓고 또다시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이 법적으로 보장된 부분이라고 피력한 반면, 노동계는 불필요한 갈등을 부추길 뿐이라고 맞섰다.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임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최임위 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달 5일 '상견례' 성격의 제1차 전원회의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회의이기도 하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회의에선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 인상수준 등 본격적인 심의에 앞서 기초자료 심사에 대한 전문위원회 보고가 안건으로 예정됐지만, 노사는 시작부터 업종별 차등적용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모두발언에서 "최근 5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 최저임금이 안정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업종별 차등적용과 관련해 노동계는 원천적으로 반대하는데, 이는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4조1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수준 자체를 감당하지 못하는 일부 업종이 상당히 있기 때문에 업종별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며 "여러 상황을 감안해 최저임금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급격한 최저임금 상황은 영세 소상공인이 굉장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현실적으로 차등적용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올바른 최저임금제도 운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2022.05.1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올바른 최저임금제도 운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2022.05.17. [email protected]

반면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 들어 최저임금 제도를 경제 논리로 폄하·부정하는 것은 2500만 임금 노동자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라며 경영계 주장에 맞섰다.

이어 "헌법이 정한 최저임금은 저임금 취약계층 노동자를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업종 구분과 같은 불필요한 논쟁은 걷어버리고, 최저임금 본래 목적을 확립할 수 있는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근로자위원인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지난해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최근 구속되면서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이 옥중 인사말을 대독하기도 했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검찰과 경찰은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최임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 저를 전격 구속시켰다"며 "최임위를 가볍게 대하고 노동계를 적대시하는 정부의 태도가 참으로 유감"이라고 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과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차등적용 발언과 관련해 "최저임금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개입은 최임위의 자율적인 논의를 부정하는 것이며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업종별 차등적용 문제를 놓고 노사가 신경전을 벌이면서 이날 안건으로 상정될 기초자료 심사와 최저임금 결정단위인 시급과 월급에서도 노사 간 초반 기싸움이 예상된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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