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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 백신·치료제 신속 투입 안 하면 코로나19 대재앙"

등록 2022.05.18 09:48:17수정 2022.05.18 09: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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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의약품 없는 상태에서 오미크론 광범위 확산"

"치사율 1% 이를 수도…국제 도움 없이 최악의 상황"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5.18.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5.18.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북한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백신과 치료제를 신속 투입하지 않으면 전염병 대재앙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국 국경 폐쇄와 수년간 탄도미사일 시험에 따른 국제적 제재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인구는 없는 것으로 추정되며, 코로나19 치료제 접근도 제한되고 있다. 열악한 의료 시설로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집중 의료 자원이 사실상 없으며, 광범위한 영양실조로 질병에 더 취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언 밀러 런던대 동양·아프리카 대학 한국학 교수는 "(상황이) 정말 나빠 보인다"며 "백신 보호와 의약품 대부분에 대한 접근성이 없는 상태에서 오미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 백신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COVAX)를 통해 국제사회가 백신 지원을 제안해왔지만, 북한은 현재까지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국제사회에 국경을 개방하지 않기 위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관리 가능한 한 한도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급증을 감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 기관지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첫 보고 이후 코로나19를 봉쇄, 격리, 감시로 통제할 수 있는 바이러스로 묘사해왔다. 조선중앙통신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촉구하는 공중 보건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5일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방역 관련 보도하고 있다. (사진 = 조선중앙TV 갈무리) 2022.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5일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방역 관련 보도하고 있다. (사진 = 조선중앙TV 갈무리) 2022.05.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코로나19 검사는 신속한 확진자 식별과 격리에 필요한 수준 이하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관측통들은 김 위원장의 부담을 줄기 위해 당국이 의도적으로 사례를 지나치게 적게 보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북한에서 실시된 코로나19 검사 횟수는 6만4200회로 파악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한국 오미크론 치사율은 0.1%지만, 북한에선 훨씬 더 높을 수 있다"며 "현시점에서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북한에선 1%에 이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년간 국내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확진자 발생을 인정한 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다만 북한 정부는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위한 실무접촉 제안해 응답하지 않은 상태다.

밀러 교수는 "북한은 국제사회 대규모 원조를 받아들여 1990년대 상황으로 돌아가는 걸 매우 경계할 것"이라며 "당시 북한에 여러 원조기구가 운영됐었고, 지도부에게 굴욕스럽고 잠재적으로 불안정하게 느껴졌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중국의 의료 지원에 의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평양의 약국을 방문해 현지 지도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2.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평양의 약국을 방문해 현지 지도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2.05.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이 국제사회 도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사상 최악의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김신곤 고려대 의대 교수는 "북한의 공식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0%며, 치료제도 없다"며 "국제적 긴급 도움이 없으면 인구 규모 비례 세계 최악의 코로나19 사망률과 감염률을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신규 발열자 23만2880여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완치자는 20만5630여명이며, 사망자는 6명이라고 밝혔다.

북한에선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누적 발열자 수는 171만5950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62명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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