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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호시절 지났나…美 안방은 대량 해고, 해외는 망값 전쟁

등록 2022.05.19 06:30:00수정 2022.05.19 07: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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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실적 반등 위해 150명 대량 해고…자발 퇴사도↑

계정 공유 제한 등 실적 타개 강경책…이용자 반발도 커져

SKB와 '망 사용료' 분쟁도 해결 요원…내달 또 재판 진행

"소송 등에 끼고 싶지 않아…좋은 콘텐츠만 잘 만들고 싶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지난해 넷플릭스에겐 '영광의 한해'였다. 오리지널 작품 '오징어게임'이 초대박을 터트리며 국내외 시상식을 휩쓰는 등 콘텐츠 강세가 이어졌고, 그에 힘입어 하반기 주가가 장중 700달러(2021.11.)를 웃도는 등 기업가치가 최고 정점을 찍었단 한해다.

하지만 봄날은 짧았다. 역대급 주가를 찍은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주가 대폭락' 쇼크를 겪었다. 가입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실적 반등을 위해 내세우는 강경책들은 이용자들의 등을 돌리는 악순환의 고리다. 안방인 미국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정리해고가 자행되며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해졌다. 설상가상 한국에서 촉발된 '망 사용료' 논란도 쉽게 종식되지 않는 모양새다.

넷플릭스는 가장 기본이자 핵심인 '양질의 콘텐츠'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지만 한동안은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넷플, 실적 개선 위해 대규모 해고 단행…자발적으로 떠나는 이들도 늘어

1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본사 전체 인력의 약 2%에 달하는 150여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해고된 직원들 중에는 고위직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최근의 실적 둔화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넷플릭스 가입자수는 올해 1분기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4분기 2억2184명이었던 가입자 수가 2억2164만명으로 20만명 줄었다. 이같은 내용의 실적이 발표된 이후 넷플릭스 주가는 장중 4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도 가입자 수가 200만명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리해고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자발적으로 떠나는 직원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매체는 "주가가 급락하고 기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넷플릭스를 떠나려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스트리밍 업계에서 손꼽히는 넷플릭스 스타급 직원들도 HBO 맥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플러스 등 경쟁 업체로의 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구독자 감소보다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틀랜드=AP/뉴시스]한 TV 리모컨에 넷플릭스 로고가 새겨진 버튼이 탑재돼있다. 2020.08.13.

[포틀랜드=AP/뉴시스]한 TV 리모컨에 넷플릭스 로고가 새겨진 버튼이 탑재돼있다. 2020.08.13.

계정 공유 제한·광고형 저가 이용권 등 언급하며 이용자 불만도 커져

정리해고로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면, 또 다른 실적 개선 방안으로 검토 중인 '계정 공유 제한'과 '광고 포함 저가 이용권' 등은 이용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넷플릭스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배포한 주주 서한을 통해 "회사 매출 성장이 상당히 둔화됐다. 넷플릭스 콘텐츠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지만 계정 공유 등으로 역풍을 만났다"며 계정 공유가 실적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측은 세계적으로 계정 공유를 통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1억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계정 공유가 제한되고 있는 국가는 칠레·코스타리카·페루 등 남미 3개국이지만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제한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국내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구독을 해지하겠다"는 등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가 친구·지인 간 계정 공유에 힘입어 이용자들을 끌어들였음에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1위 자리를 공고히 하자 태세 전환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韓서는 '망 사용료' 논란 계속…EU로 확산 조짐

이렇듯 넷플릭스를 둘러싼 잡음이 연일 흘러나오는 가운데 해외에선 망이용료 문제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이 시발점이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인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사용료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 문제와 관련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항소심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공판에서 양사는 기술적 쟁점에 초점을 두고 변론을 진행했으나, 결과적으로 양측 입장은 계속해서 평행선을 그렸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막대한 트래픽 유발에 따른 망 이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했고, 넷플릭스 역시 이용대가를 납부할 의무가 없다며 똑같은 반박을 이어갔다.

1심 때부터 다뤄졌던 핵심 쟁점인 '빌앤킵'(Bill and Keep, 상호무정산) 원칙 적용 여부, 'OCA'(넷플릭스의 콘텐츠전송네트워크)의 효용성 등의 경우 양측의 입장이 보다 구체화되긴 했으나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쳤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전날 진행된 공판에서도 입장 차를 유의미하게 좁히지 못한 채 내달 15일 재판을 속행하기로 합의했다.

넷플릭스 측은 최근 자사를 둘러싼 각종 현안들을 두고 "솔직히 말해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을 비롯한 각종 문제에 전혀 끼고 싶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저희로써는 망 사용료 문제 등에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어 대응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좋은 콘텐츠만 잘 만들어서 이용자 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은 게 저희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연합(EU)도 넷플릭스,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 망 사용료를 내도록 의무화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한다.
   
EU 집행위원회의 티에리 브레통 내부시장 담당 위원은 최근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망에 기여할 수 있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면서 연내 해당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법정 다툼으로 촉발된 '망 사용료 의무화법' 입법 논의가 유럽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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