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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그룹도 놀랄 55인 칼군무…종묘제례악 대변신 '일무'[이 공연Pick]

등록 2022.05.19 06:00:00수정 2022.05.19 11: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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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1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1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쿵쿵 음악이 웅장하게 울리고 무용수들이 절제된 몸짓으로 하나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청색 한복에 관모를 쓴 이들은 일렬로 서서 정제된 동작을 보이고, 이내 양옆으로 넓게 펼쳐지며 깊숙한 대극장 무대를 꽉 채운다. 음악에 맞춰 손을 들어올리고 내리고, 모였다가 흩어지며 열을 변주한다.

뒤이어 붉은 도포를 입은 무용수들은 손에 검을 들고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절도있는 무사들로 변신한 이들은 날쌘 몸짓으로 검을 휘두르고 한몸처럼 움직인다.

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의식무를 새롭게 재해석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佾舞)'가 19일 막을 올린다. 조선시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거행되는 제례의식에 사용되는 기악과 노래, 춤을 뜻하는 종묘제례악에 포함된 무용이 일무다. 여러 사람이 줄을 지어 추는 춤을 말한다.
[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1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1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춤은 전통적 색채에 현대적 감각이 더해졌다. 기존의 안무와 대형을 유지해 보여주는 동시에 현대적으로 응용한 모습도 선보인다. 일무의 대표 무용인 문관의 춤 문무와 무관의 춤 무무는 1막을 장식하고, 궁중무용인 춘앵무가 2막을 꾸민다. 마지막 막은 새롭게 창작한 '신일무'로 일무의 현대적 언어를 그려낸다.

패션디자이너이자 영화 미술, 무용 연출 등 장르를 넘나드는 정구호 연출은 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1막과 2막은 전통과 전통의 변화, 3막은 새로운 전통으로 전통의 정신을 이어서 이 시대에 어떻게 발전시키고 계승하느냐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1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1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의상과 안무 등 전통을 바탕으로 변화를 추구했다. 정 연출은 "제가 했던 작품 중 전통색을 가장 많이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면서 "(1막의) 문무는 적색옷, 무무는 청색옷을 입는 고정관념을 바꿔보고 싶었다. 전통엔 수많은 디테일이 있다. 멀리 떨어진 객석에서 보는 만큼 생략할 건 생략하고 강조할 건 강조했다. 머리에 쓰는 관모도 살짝 변화를 주는 등 재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미니멀한 무대를 설계했지만, 그중 무대미술의 꽃은 2막 춘앵무 무대를 꼽았다. 바닥에 깔린 꽃무늬 돗자리(화문석) 위에서 무용수들은 사뿐사뿐 춤을 춘다. 이후 빨간 줄에 매달린 화문석이 세워지고 위로 떠오르며 하나의 거대한 배경이 된다. 춤사위도 빠르게 펼쳐진다. 정 연출은 "안무도 너무 아름답고 이번 작품의 꽃"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2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2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에 독무는 없다. 55인의 무용수들의 칼군무가 펼쳐진다. 열과 열 사이에 만들어지는 선과 여백의 미를 통해 한국적인 춤 세계를 담아냈다. 한국무용을 보여주며 때로는 현대무용의 색도 묻어난다.

현대무용가인 김성훈 안무가는 "전통을 토대로 요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언어의 움직임을 만드는데 집중했다"며 "전통무용의 템포가 느린데, 창작하면서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움직임에 높낮이를 준다거나 느린 동작을 빠르게, 작은 동작을 크게 확장시킨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2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 '일무' 2막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제공) 2022.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혜진 서울시무용단 단장도 "전통부터 시작해 창작까지 극과 극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열을 맞춰 추는 절제된 동작의 매력이 있고, 함축된 의미가 많다. 동작이나 대형을 유지하고 또 바꾸면서 점점 이 시대의 언어를 향해가는 단계로 풀어갔다"고 밝혔다.

'일무'에서 빠뜨릴 수 없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음악이다. 다양한 국악기들이 다채롭고 강렬한 음률을 선보이며 춤과 어우러진다. 1막에선 축, 박, 대금, 아쟁, 어, 해금, 편경 등 15개 악기가 사용되며 서양악기인 콘트라바스를 추가했다. '춤추는 음악가'라는 별명을 가진 현대무용가 김재덕이 안무와 함께 음악을 맡았다. 공연은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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