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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통화스와프' 비슷한 협약 무엇...."채권 담보 달러 공급 계약" 거론

등록 2022.05.19 15: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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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장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5.1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장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5.18. [email protected]

한·미 양국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어떤 방안이 나올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영국 등 5개국과 체결하고 있는 '상설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통화동맹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설 임시 레포기구(FIMA Repo Facility)'의 거래한도를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 협의가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실질적으로 논의는 진행된다고 알면 된다"며 "재정, 금융, 외환시장 안정 등 어떤 위기에도 한·미 양국이 원활하고 신속하게 협력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순수하게 경제적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만 '스와프'라는 용어를 쓴다"며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한데 취임 10일 만에 그 단어를 쓰는 건 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와프라는 용어는 쓰지 않겠지만 다른 용어를 쓸 수 밖에 없다"며 "이에(통화스와프) 준하는 한·미간 달러 교환 관련 실직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통화스와프는 협상을 맺은 국가간 비상시 각자의 통화를 빌려주는 계약으로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이다. 유사시 자국 화폐를 맡기고 미리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다. 미 달러화는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69%를 넘어서는 등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원화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축통화가 아닌 만큼, 위기 국면에서 외화자금 조달이 급할 때 외화 유동성 위기를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와 체결했던 600억달러 규모의 한시적 통화스와프 계약이 종료됐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원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288.6원에 마감하는 등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장중에는 1290원도 넘어섰다. 최근에는 달러 약세 등의 영향으로 나흘 간 원달러 환율이 22원이나 하락했으나 19일 다시 오르면서 1272~1277원 선에서 오가고 있다. 

금융 시장 안팎에서는 한미 양국이 '상설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영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스위스, 캐나다 등 전세계 주요 5곳과 상시적으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이들과 같은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시 개념의 통화스와프를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다. 예켠데, 스와프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양측 정부가 협력을 통해 위기시 달러와 원화를 교환하는 방식도 나올 수 있다. 상설 통화스와프는 위기 때 맺는 것이 아닌 만큼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경제가 위기 상황에 빠졌다'는 오해를 심어주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관계자는 "상설 통화스와프는 위기시 금융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맺어 놓을 필요가 높다"며 "통화스와프와 달리 항상 유지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위기시에 체결되는 개념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은 국제담당 부총재보를 지냈던 강태수 카이스트 경영대학 초빙교수는 "현재 우리 경제가 멀쩡한 상황에서 '스와프'라고 하면 외환시장이 위기가 있는 것처럼 들려 시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아 그렇게 말한 것 같다"며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협력 방안에는 미국 입장에서 중요도에 따라 세 가지가 있는데 1군인 상설 통화스와프, 2군인 한시적 통화스와프, 3군인 상설 임시 레포기구"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상설 통화동맹을 맺거나 그게 어렵다면 6개월 동안 600억 달러를 빌려주는 통화스와프를 5년으로 가져져간다 든가 하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며 "환율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경제 안보 차원에서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증표로 통화동맹 차원에서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원화가 상설 통화스와프을 맺은 여타 국가들과 같은 수준으로 취급받지 않고 있는 만큼 상설 스와프를 체결한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수출 대금 결제에서 원화가 활용되는 비중이 2.4%에 불과한 등 전세계 20위 권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등 위기 때마다 원화 급락세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2008년 10월 30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27.0원)보다 177원 급락했다. 2020년 3월 19일 미국과 600억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을 발표한 직후 달러화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다음날 코스피가 7.4%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3.1%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즉시 반응했다. 이로 인해 통화스와프 체결은 '위기'의 다른 말처럼 인식해 왔다.

다만, 현재의 경제 상황이 금융위기 상황이 아닌 만큼 무리하게 통화스와프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한은 관계자도 "당시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을 때는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 우리 뿐 아니라 전세계 9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었다"며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려면 국내 은행이 달러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상황이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 달러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은과 미 연준과 지난해 도입한 600억달러 한도의 '상설 임시 레포기구(FIMA Repo Facility)'의 거래한도를 늘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FIMA 레포제도는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때 한은이 외환보유액의 일부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담보로 제공하면 연준이 달러화를 공급하는 합의다. 미 국채를 시장에 매도하지 않고 달러를 조달할 수 있어 달러 유동성 조달 창구 역할을 한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한시적으로 도입했다가 지난해 7월 이를 상설화했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종료 이후 FIMA 계약을 체결했으나 아직까지 한 번도 자금을 사용하지 않았다. 또 FIMA는 통화스와프보다 외화자금 시장 안정효과가 덜하기 때문에 크게 필요치 않다고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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