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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즉석식품의 습격…크론병, 3명 중 2명 '30대 이하'

등록 2022.05.19 11:22:38수정 2022.05.19 12: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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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19일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

4년새 40% 증가…3명 중 2명 '30대 이하'

약물치료 효과 없으면 수술 필요할 수도

[서울=뉴시스]차재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2.05.19

[서울=뉴시스]차재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2.05.19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매년 5월19일은 크론병·궤양성 대장염협회 유럽연맹(EFCCA)의 주도로 제정된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전 세계 약 500만 명이 고통받는 만성 소화기 질환이지만, 인식이 저조해 발병 초기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30대 이하 젊은층 발병율이 높은 크론병은 고른 음식 섭취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관에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약물 치료로 완치시킬 수 없는 난치병으로 국내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만231명에서 2021년 2만8720명으로 약 41%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크론병 환자 중 30대 이하는 1만9765명으로, 3명 중 2명 꼴이었다.

차재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식과 즉석식품 섭취가 증가한 것이 발병률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 진단을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10대에 크론병이 발병하면 40대 이상 환자보다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복통과 설사에 자주 시달리고 장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영양분의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체중감소, 성장 부진 등이 생길 수 있다. 발병에는 유전, 면역,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스트레스나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하기도 한다.

크론병의 증상은 환자별로 다양하다. 서서히 나타나는가 하면 빠르게 진행되기도 한다. 응급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있지만,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초기 증상으로는 대개 복통, 설사, 전신의 나른함, 혈변, 발열, 체중 감소, 항문 통증 등이 있다. 빈혈, 복부 팽만감, 구역질, 구토, 복부의 불쾌감, 복부에 혹이 만져짐, 치질의 악화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은 과민성장증후군, 세균성 장염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설사, 복통 등이 반복된다고 해서 무조건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신에 강직성 척추염, 결막염, 공막염, 결절성 홍반, 괴저성 농피증, 만성 간염, 지방간, 경화성 담관염, 담석, 신장 결석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크론병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액 검사부터 대변 내 세균배양 검사, 대장·위장 내시경 검사, 캡슐 내시경, 소장바륨조영술·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 조직 검사 결과들을 종합해 진단한다.

크론병은 완치가 어렵다. 위장관의 염증을 조절해 증상이 모두 없어진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한다. 환자별로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찾기 위해 크론병 진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는 것이 권장되는 이유다. 정확히 진단받고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노력해 꾸준히 관리하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크론병 치료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항염증제가 먼저 사용된다. 급성 악화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일 때 또는 중단했을 때 사용된다. 최근 생물학적 제제(바이오의약품)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치료 성적이 매우 향상됐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모든 환자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천공, 출혈, 장폐색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이 필요하다.

차 교수는 "크론병의 원인이 되는 음식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 약물 치료 효과를 높이고, 병이 악화된 상태라면 장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술이나 커피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급성기에는 과도한 피로를 유발하거나 복통, 관절통 등을 악화시킬 정도의 격렬한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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