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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만이 아니었네…중소형 보험사 사정이 어떻길래

등록 2022.05.20 09: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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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생명, 84.5%…지난해 말 대비 139.1%↓

농협생명·한화손보·DB생명 150% 밑돌아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올 초부터 금리가 계속 뛰면서 채권 가치가 급락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이하로 떨어지며 보험업계 전체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RBC제도의 유효기간이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규제 유연화 등 자본 건전성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금융당국에 요청 중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비율)이 일제히 급락했다. DGB생명의 1분기 RBC는 84.5%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223.6%)과 비교해 139.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DGB생명은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RBC를 108.5%로 높인 상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도는 보험사도 속출했다. 국내 5위 생명보험사인 농협생명의 RBC는 131.5%로 지난해 말보다 79%포인트 하락했다. 한화손해보험(122.8%)과 DB생명(139.14%), 흥국화재(146.65%) 등도 150%를 밑돌았다.

RBC(Risk Based Capital)란 '위험기준자기자본'이라는 의미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대표하는 지표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가 계약자의 보험금 요청 시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지표다. 보험업법에선 보험사가 RBC를 100% 이상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RBC가 150% 미만으로 떨어진 보험사는 최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이 유일했다. 금리가 뜀박질하기 시작한 올초 전만 하더라도 보험사들의 자본 건전성은 안정적으로 잘 유지되고 있었다는 의미다.

RBC 하락은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며 발생한 평가 손실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대부분을 장기채권에 투자하고 있는데, 채권 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하락해 보험사의 매도가능채권에 평가 손실이 났다. 채권의 평가 손실은 다시 보험사 자본 가치를 내리면서 RBC 비율을 하락시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는 (만기보유증권이 아닌) 매도가능채권으로 많이 바꾼 상태라 손실이 엄청날 것"이라며 "통상 금리가 0.1% 오르면 RBC비율이 5~10% 정도 하락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부터 IFRS17이 도입돼 더 합리적인 자본건전정 기준으로 평가하면 개선 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기보유증권은 채권을 살 때 가격으로 가치를 평가해 금리가 올라도 평가액이 변하지 않는다. 반면 매도가능증권은 금리 등락에 따라 평가액이 변한다.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 평가액이 올라가며 RBC가 개선되지만, 상승기에는 채권 평가액이 줄게 된다.

농협생명의 경우 금리 하락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2020년 3분기에 보유채권을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 그 결과 2020년 3분기에는 RBC가 전분기 대비 121.24%포인트나 올랐지만, 현재는 RBC가 급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보험사는 RBC 하락을 막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2일까지 보험사들은 총 2조2691억원 어치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전체 발행액(2조9000억원)의 78% 수준이다. 농협생명은 올해 총 1조4300억원 수준의 자본조달을 실시했다. 유상증자 6000억원, 후순위채권 발행 8300억원 규모다.

2분기에는 RBC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했고,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시계도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0.5% 인상하는 빅스탭을 단행했다. 2분기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당국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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