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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워' 청소노동자 집회 고소한 대학생... "황당하고 안타깝다"

등록 2022.05.20 10: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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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세대 전경. 사진 연세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세대 전경. 사진 연세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선민 인턴 기자 = 연세대 재학생이 교내에서 열린 청소노동자 집회가 수업에 방해된다며 이를 형사고소한 가운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장은 "너무 황당하고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현옥 분회장은 19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학교에 노동조합이 생긴 지가 15년이 됐는데 아직까지 그런 역사는 한 번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 분회장은 "학생들 때문에 저희도 일하고 먹고사는 것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피해를 안 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집회 때마다 소형 앰프를 도서관 쪽으로 안 틀고 학생회관 쪽으로 틀어놓고 한다"며 "학생회관 앞에 유동인구가 많다. 우리는 또 목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거기서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도서관에서 소음이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실험을 해봤다고 했다 실험 결과에 대해 김 분회장은 "앰프를 틀고 도서관 쪽으로 들어가 봤는데 도서관 쪽에서는 소리가 안 들렸다"며 "안내 데스크에서 학생들이 문을 여닫으면 그때만 살짝 들렸다. 그래서 저희도 (이후) 소리를 작게 했다"고 주장했다.

집회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학생의 문제제기에는 "집회신고를 안 해도 집회를 할 수 있다는 판결이 있다"며 "15년 동안 쟁의 기간마다 집회 신고를 안 하고 해왔다"고 밝혔다.

노조는 학교 측과의 교섭이 결렬돼 3월 말부터 매일 오전 11시 30분께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임금 인상 ▲학내 샤워실 설치 ▲정년퇴직자 결원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 분회장은 "재작년과 작년에는 최저임금 인상분만큼 임금이 올랐다"며 "올해도 최저임금 인상액인 440원을 올려달라고 했는데 원청에서 올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력 충원이 되지 않아 노동 강도가 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리가 비면 동료들이 그걸 다 같이 해야 된다"며 "저희는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는데 오전 6시까지 오는 분들은 한 분도 없다. 4시 반 되면 거의 다 와서 일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김 분회장은 샤워실 확충을 가장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나오기 전에 다 청소해야 되기 때문에 땀을 엄청 흘린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샤워시설이 없어 샤워를 못한다"며 "퇴근할 때 버스를 타고 가면서 '나한테 냄새나지 않을까' '저 사람이 나를 쳐다보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샤워하고 싶은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18일 연세대 재학생이 학내 집회에 나선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수업권을 침해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학생은 집회 노동자들이 소속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에 적시된 혐의는 업무방해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다.

이에 경찰은 해당 고소장 내용을 검토한 뒤 고소인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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