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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5가지 시나리오…①러시아군 붕괴 가능성 크다

등록 2022.05.20 11: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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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보급부족·지휘체계 미흡·훈련 병사 부족·무질서한 퇴각 징후

③러, 내년까지 병력 15만 추가투입할 경우 교착상태 가능성도

④우크라군이 침공 이전 수준으로 러군 밀어내는 것이 현실적

⑤핵전쟁 우려 이론적으로는 가능해도 현실성은 크게 떨어져

[서울=뉴시스] 캐나다 여성 이반카 시올코프스키가 러시아 침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부차 집 울타리 총알 구멍에 꽃을 그리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빌리지 트위터 갈무리) 2022.05.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캐나다 여성 이반카 시올코프스키가 러시아 침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부차 집 울타리 총알 구멍에 꽃을 그리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빌리지 트위터 갈무리) 2022.05.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악몽이 됐다. 초기 키이우 점령을 시도하던 러시아군이 좌절되면서 러시아군이 무기력하다는 걸 여실히 드러냈다.

이후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을 확고히 하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러나 서방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완전히 몰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무능하지만 압도적 장비와 병력을 보유한 러시아, 특히 핵무기를 보유한 군사초강대국 러시아를 완전히 패퇴시키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결말지어질 수 있는지를 5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했다.

러시아의 붕괴

우크라이나군은 높은 사기와 뛰어난 전술, 우수한 무장을 바탕으로 러시아군의 취약점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보급과 합동작전 능력의 부족, 숙련군인 부족, 장비 고장 등으로 패퇴를 거듭한 러시아군의 사기가 바닥이다. 사상자가 수만명에 달한다는 평가속에 지휘관도 큰 타격을 받았다.

서방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동지역을 확보하고 돈바스 지방의 점령지를 확대하려는 러시아의 플랜B도 러시아가 기대한 만큼 진전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는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는 가운데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M777 곡사포 등이 투입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는 이들 무기가 이미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부 분석가들은 러시아군이 지금까지 버텨온 것중 가장 잘한 것이 분산되지 않은 점이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 병사들이 전투를 거부하는 현상이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말한다. 또 키이우 공략에 투입됐다가 패퇴한 부대들이 다시 재배치되면서 훈련을 받지 못한 징집병을 보충했다. 또 체첸 민병대 등 보조 군대를 투입한 것도 러시아가 효율적이지 못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엘리오트 코헨 연구원은 "러시아군의 붕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나리오가 대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사들의 명령 거부와 무단 이탈, 무질서한 퇴각 등 붕괴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느 면에서 푸틴이 근본적으로 패배했다. 그가 장기간 권력을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붕괴

우크라이나군이 입은 피해 규모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서방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평가처럼 4만명이 사상한 러시아에 비하면 손실이 크지 않은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마리우폴 함락은 러시아가 오래도록 기다려온 승전의 소식이다. 또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방 세베로도네츠크와 리만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의 막대한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군은 여전히 효과적으로 싸우고 있다.

영국 왕립군사연구소 마이클 클라크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군이 붕괴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런 가능성은 거의 배제하고 있다. 사기가 높고 승기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교착상태

전쟁은 어느 쪽도 승리하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지는 일이 흔하다. 서방 당국자들은 전쟁이 내년 이후까지 길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해왔다.

코언 CSIS 연구원은 "양측이 엄청난 피해를 보면서도 교착상태가 지속된 경우가 많다. 1차세계대전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피해를 보충하면서 잘 버틸 경우 교착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러시아군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기동성과 전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러시아가 설치한 방어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지방에서 러시아군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으며 앞으로 수주내 반격을 강화해 국면을 뒤집을 것으로 예상한다. 영국 왕립군사연구소 클라크 연구원은 러시아군 병력이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추가로 15만~18만명의 병력을 투입해야 장기적으로 전쟁을 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만한 병력을 모집하고 훈련하려면 연말까지도 투입하기 어렵다. 마이클 연구원은 "러시아가 내년에 그만한 병력을 투입한다면 교착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진격

러시아군은 동부와 남동부에 군사력을 집중한 뒤로는 지엽적 공세만을 시도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 필립 오브라이언 교수는 "조만간 러시아군의 진격이 잦아들 것이다. 어느 시점이 되면 진격을 멈출 것이며 우크라이나가 그들을 몰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하는데는 서방의 무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은 이미 74~90문의 M777 곡사포를 지원했고 이미 하르키우 등지에 투입돼 있다. 이 무기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대포의 사거리 밖에서 러시아군을 공격할 수 있다. 미국은 또 스위치블레이드, 피닉스 고스트 등 드론도 지원했다. 곡사포와 이들 자살공격 드론을 함께 사용하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할 경우 어디까지 진격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최소 러시아 침공 전 수준까지 러시아군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 2014년 점령한 크름반도와 돈바스 반군 점령지는 제외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성공할 경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군을 추가로 몰아낼 것인지 힘든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격은 방어보다 힘들다. 크름이나 돈바스 반군 지역 등 러시아군이 오래 포진하고 있던 지역으로 진군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로선 무리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멈추도록 하는 유럽 각국들의 압력이 커질 것이다.

클라크 연구원은 "현재로선 서방이 전쟁 승리를 추구할 지, 이만하고 끝낼 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지만 우크라이나가 더 나아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핵전쟁으로 확전

서방에서는 전황보다 앞서 푸틴에게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이 전술핵무기 등을 동원해 확전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서방 전문가들은 전술핵무기 사용이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본다. 핵무기가 사용되면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오고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코언은 "푸틴이 핵사용을 지시하더라도 중간 간부들이 잘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핵무기를 사용하면 러시아는 모든 외국 기업과 거래가 끊기는 2차제재를 당하게 된다.

분석가들은 핵사용을 막는 기본적 변수로 전투에 써먹기가 어렵다는 점을 든다. 양국군이 근접전을 벌이고 있고 전술핵무기로 궤멸시켜야 할 만큼 우크라이나군이 집결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 킹스칼리지 로런스 프리드먼 석좌 교수는 "전술핵무기 한 발로는 의미가 없다. 전술핵무기는 엄청난 낙진을 발생하며 아군에도 큰 피해를 준다"면서 화학무기도 표적을 고정하기 어려워 아군도 위험에 빠트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서방국가들에 공포심을 일으켜 양보하도록 만들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가정할 수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해도 현실성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서방이 핵으로 대응하기보다 재래식 전력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현재 우크라이나 상공 비행금지를 가하지 않고 있는 서방의 금지선이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

코언 연구원은 러시아의 흑해함대가 서방의 공격을 당할 것이라면서 러시아 정부는 미국과 서방이 참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푸틴이 과연 합리적 지도자인지가 의문이다. 프리드먼 석좌 교수는 "제 정신이 아닌 푸틴이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가 그걸 합리적으로 막을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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