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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후', 중국 '브랜드 파워' 이전만 못하다

등록 2022.05.24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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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1분기 후 매출 53% 하락..."가격정책 고수, 중국 봉쇄" 영향 주장

후, 설화수 대비 쇼크 수준으로 실적 급감...브랜드 파워 자체에 의문

LG생활건강_후 환유 헤리티지 세트.(사진=LG생활건강) *재판매 및 DB 금지

LG생활건강_후 환유 헤리티지 세트.(사진=LG생활건강)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후'가 중국에서 브랜드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다.

LG생활건강은 올 1분기 '후' 매출이 급감하며 화장품 사업 전체가 흔들렸다. 이는 단순히 코로나로 인한 중국 상하이 등의 봉쇄 조치 영향이 아니라 '후'의 브랜드 파워 자체가 현지에서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진단을 낳는다.

'후'는 지난해 전체 화장품 사업 매출(총4조4414억원)의 66%(2조9200억원)를 차지할 만큼 실적의 바로미터가 된 브랜드다. 지난해만 해도 12%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던 후는 LG생활건강이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17년 연속 성장하는 1등 공신이 됐다.

그러나 후의 상황은 올 1분기에 180도 달라졌다. 1분기 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하락한 것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현지의 강화된 방역으로 면세점 채널이 영향을 받아 럭셔리 화장품 매출과 이익이 큰 폭 하락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중국 내 후의 인기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후 매출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한 첫 번째 이유로 '가격 정책'을 꼽는다.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면세점 업계가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할인 요구를 많이 했는데 LG생활건강은 이에 응하지 않아 경쟁사에 밀려 판매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과도한 가격 할인을 요구했지만, 여기에 응하지 않고 기 가격 정책을 고수한 것이 매출 부진의 주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내 봉쇄 조치로 화장품 유통이 활발하지 못했던 점도 실적 부진 이유로 꼽는다. 홍콩, 심천, 상하이로 이어진 봉쇄 조치는 LG생활건강의 핵심 물류기지 동선과 똑같이 겹치기 때문에 타격이 더 컸다.

단 LG생활건강의 중국 내 핵심 물류기지인 상하이의 경우 3월 말에 봉쇄 조치에 들어가 5월 중순에 풀린 만큼 이번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

또 물류망이 원활하지 않았는데도 이 기간에 중국 생활용품 매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화장품의 해외 매출은 4659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31% 감소한 반면 생활용품의 경우 18% 상승한 244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상하이 물류망은 정상 가동됐지만 가동률은 아직 100%까지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심천도 물류망은 봉쇄가 풀렸지만 아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진 못했다는 평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G생활건강의 1분기 실적은 중국에서 후의 브랜드 파워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들게 한다"며 "베이징 올림픽과 코로나 봉쇄 영향을 똑같이 받은 다른 브랜드 실적과 비교해봐도 후는 납득하기 어려운 매출"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후는 올 1분기 중국 사업에서 매출이 38%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에스티로더 매출은 5% 감소에 그쳤다.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화장품 설화수도 되레 8% 매출이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이번 후 매출 급감으로 화장품 사업 전체가 흔들린 만큼 후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른 브랜드로 분산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후는 천율단과 환류 등 초고가 럭셔리 라인을 강화하면서 가격 정책은 종전대로 큰 폭 할인 없이 이어가겠다"며 "디지털 마케팅 강화와 함께 후에만 집중된 중국 사업 포트폴리오를 오휘와 CNP, 숨 등으로 다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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