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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면 사살하라"…中공안 신장 위구르 수용소 5천명 자료 유출

등록 2022.05.25 10: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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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등 언론, 유엔 인권최고대표 방문 기간 발표

2018년 1~7월 공안 자료…수감자 명단·사진 등

15~73세 위구르인 수감…수감사유 석연치 않아

[서울=뉴시스]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을 비롯한 이슬람 소수민족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강제수용소를 운영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BBC 등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재미 독일인 아드리안 젠즈 박사가 공개한 수용소 수감자 사진. <사진출처: 신장폴리스파일 사이트> 2022.05.25

[서울=뉴시스]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을 비롯한 이슬람 소수민족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강제수용소를 운영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BBC 등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재미 독일인 아드리안 젠즈 박사가 공개한 수용소 수감자 사진. <사진출처: 신장폴리스파일 사이트> 2022.05.25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을 비롯한 이슬람 소수민족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강제수용소를 운영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BBC 등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도이체벨레 등은 중국 공안이 지난 2018년 1~7월 작성한 자료를 입수했다며 수감자 명단과 사진, 수용소 관리 지침 등을 공개했다.

해당 문서는 중국 공안당국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것으로, 해커가 입수해 중국 소수민족 문제 전문가인 재미 독일인 아드리안 젠즈 박사에게 전달했다.

젠즈 박사는 해당 문서를 BBC를 포함해 언론사들에게 전달했으며, 각 언론사들은 독자적 검증을 거쳐 진위 여부를 확인했다.

BBC는 “정보를 해킹한 해커와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이 공유한 데이터의 상당 부분을 입증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출처에 대한 더 이상 정보를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문서에는 위구르인 5000명이상의 사진이 포함됐고, 이중 최소 2884명은 카스 지역 슈푸현에 있는 교도소나 수용소에 구금돼 있는 인원으로 신원이 파악됐다.

수용소 구금자 가운데는 15세 소녀와 73세 노인도 포함됐다.

일부 무장 경찰이 곤봉을 들고 수감자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도 문서에 포함됐다.

수감 사유도 석연치 않았다.

가족 내력을 보니 폭력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잡혀 온 수감자도 있었고, 아들이 이슬람에서 금하는 술과 담배를 멀리한다는 이유로 ‘강한 종교성향’이 의심된다면 구금된 여성도 있었다. 

특히 탈출을 시도하는 수감자는 사살한다는 지침까지 공개돼 충격을 줬다.

천취안궈(陳全國) 전 신장위구르자치구당위원회 서기는 2017년 5월28일 화상연설에서 “수감자들이 몇걸음이라도 도망치려 하면 사살할 수 있다, 이런 권한은 이미 당신들에게 부여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중국 자오커즈(趙克志)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이 2018년 연설에서 “신장 남부에서만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극단주의 종교 사상의 침투에 의해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경고하면서 구금시설의 수용력을 늘리라는 시진핑 주석의 명령을 언급한 내용도 있다.

BBC 등은 “이 같은 정황을 보면 신장 지역의 수용소는 이슬람 주민을 탄압해 위구르 사회 전체를 흔드는 기구일 뿐, 중국이 주장해 온 ‘자발적 교육센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을 비롯한 이슬람 소수민족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강제수용소를 운영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BBC 등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재미 독일인 아드리안 젠즈 박사가 공개한 수용소 내부 사진. <사진출처: 신장폴리스파일 사이트> 2022.05.25

[서울=뉴시스]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을 비롯한 이슬람 소수민족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강제수용소를 운영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BBC 등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재미 독일인 아드리안 젠즈 박사가 공개한 수용소 내부 사진. <사진출처: 신장폴리스파일 사이트> 2022.05.25

유출된 문서는 모두 2019년 이전으로 것으로, 그 이후 중국이 수용소 관련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관리해 해킹이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을 포함한 중국을 방문한 기간에 문건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은 기자단 수행없이 ‘폐쇄적’으로 진행되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이번 방문을 선전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중국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바첼레트 대표 방중 첫날 광둥성 광저우에서 회담을 갖고 인권을 정치화말라고 촉구했다.

이번에 공개된 정보에 대해 미국, 독일, 영국 등은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24일(현지시간) 안나래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은 이번에 공개된 문서를 상기시키며 “신장에서 매우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와 새로운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 정부는 '불쾌한 이미지'에 경악했다”면서 “미국은 중국 정부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동맹국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관련 보도내용이 매우 충격적"이라면서 “중국 당국이 바첼레트 대표의 자유로운 접근을 허용해 그가 철저한 평가를 내리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중국이 위구르족 및 기타 소수 민족에 대한 끔찍한 박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우리는 중국에 책임을 물을 것을 약속한다”고 부연했다.

중국 정부는 관련 주장을 부정했다.

왕원빈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BBC 등이 입수한 자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반중 세력이 신장자치구 이미지를 더럽히는 최신 사례”이라고 일축했다.

왕 대변인은 “관련 주장은 유언비어이며, 이는 세계인들의 눈을 가릴 수 없고 신장의 안정, 번영 발전의 진실을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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