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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으로 웃는 핑크 스웨츠 "제게 분홍은 슈퍼맨 망토"

등록 2022.05.25 18: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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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즈 페스티벌 2022' 통해 첫 내한

"소외되거나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을 대변하는 분홍"

[서울=뉴시스] 핑크스웨츠. 2022.05.25. (사진 = 워너뮤직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핑크스웨츠. 2022.05.25. (사진 = 워너뮤직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미국 R&B 팝 싱어송라이터 핑크 스웨츠(30·Pink Sweat$·David Bowden)는 어릴 때 내내 분홍 트레이닝 바지 한벌을 입고 자전거를 탄 채 동네를 돌아다녔다. 불량한 일들을 피해다니는 평화주의자 겸 사랑주의자였다. 게다가 그는 밸런타인 데이(2월14일)에 펜실베니아 주(州)에서 '이웃애의 도시'(The City of Brotherly Love)로 통하는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지 않았는가.

어른이 된 뒤 그 분홍빛 인류애는 더 진해졌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코엑스 서울에서 만난 핑크 스웨츠는 위아래 핫핑크 한벌을 입었고, 연한 분홍 모자를 눌러쓰고 나왔다.

연신 카메라를 향해 손하트를 날리는 그는 연분홍처럼 웃었다. 상의엔 스마일 표시가 새겨져 있었다. "제게 분홍은 슈퍼맨의 망토처럼 힘을 주는 역할을 하죠."

그럼에도 혹시 분홍이 자신의 이미지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지 않을까. 핑크스웨츠는 물론 그런 우려가 일부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분홍 이미지가 모든 사람에게 호소력을 발휘하지 않을 수 있어요. 사랑 역시 모두를 위한 것이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외로움을 앓았고, 한 때 식도이완불능증으로 우울증까지 겪었던 핑크스웨츠는 분홍빛 긍정을 믿는다.
[서울=뉴시스] 핑크스웨츠. 2022.05.25. (사진 = 워너뮤직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핑크스웨츠. 2022.05.25. (사진 = 워너뮤직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소외되거나 주목받지 못하거나 존재감 없는 사람이라도 분홍을 입고 다니면 눈에 띄잖아요? 소외되거나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을 대변한다는 의미에서도 분홍 옷을 입고 다녀요. 하하."

드러머였던 아버지를 따라 다섯 살 때 교회 드럼 키트 앞에 앉은 핑크스웨츠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필라델피아 내 '시그마 사운드 스튜디오'(Sigma Sound Studios)의 붙박이가 돼 지역 음악 신(scene)에 몰두했다. 1968년 레코딩 엔지니어 조셉 타시아(Joseph Tarsia)'가 세운 이곳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음반 녹음 스튜디오.

이곳을 통해 작곡에 빠졌던 핑크 스웨츠는 2018년 녹음한 첫 EP '볼륨(Volume 1)' 수록곡 '어니스트(Honesty)'가 미국 레코드 협회(RIAA)로부터 플래티넘 인증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솔(Soul)풀한 부드러운 음색과 미끄러지는 듯한 팔세토(falsetto·가성으로 고음역을 소화하는 창법)가 특징.

[서울=뉴시스] 핑크스웨츠. 2022.05.25. (사진 = 워너뮤직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핑크스웨츠. 2022.05.25. (사진 = 워너뮤직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작년 발매한 첫 정규 앨범 '핑크 플래닛(PINK PLANET)'을 통해 평단의 호평까지 얻었다. 특히 이 앨범의 선공개 싱글인 R&B 두왑 스타일의 곡 '앳 마이 워스트(At My Worst)'가 2억회 이상의 스트리밍 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올해 1월 발매된 EP '핑크 문(Pink Moon)'은 핑크 스웨츠의 완숙함을 엿볼 수 있다. '핑크 문'이라는 앨범 제목은 '만월(滿月)'을 가리킨다. "사랑이 꽉 차 있는 상태"다. 핑크 스웨츠는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친밀감을 강하게 느끼는 열린 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적인 기타·드럼 사운드를 사용해 긴장감 넘치는 롤러코스터가 아닌 사랑스럽고 귀여운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을 내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핑크스웨츠는 오는 27~29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22'를 통해 첫 내한공연한다. 첫번째 날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내한하는 유명 해외 뮤지션이라 더 주목받고 있다.

한국식 전통 바비큐를 먹고 싶다는 그는 이미 한국 뮤지션들과 여러 차례 협업을 통해 국내 음악 팬들에게 익숙하다. R&B 싱어송라이터 크러쉬, '아이오아이' 출신 전소미, 그룹 '세븐틴'(SVT) 멤버 조슈아·도겸가 협업했다. 26일엔 그룹 '피원하모니'와 협업한 '가타 겟 백(Gotta Get Back)'을 음원사이트에 공개한다.

[서울=뉴시스] 핑크스웨츠. 2022.05.25. (사진 = 워너뮤직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핑크스웨츠. 2022.05.25. (사진 = 워너뮤직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핑크스웨츠는 그룹 '갓세븐' 멤버 뱀뱀, 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와 협업하고 싶다고 바라며 "K팝은 비디오와 사운드가 진화한 음악이다. 명확하고 밝고 완벽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제가 추구하는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진승영 워너뮤직 코리아 대표는 "지난 2019년 미국 LA에서 처음 핑크 스웨츠를 만났어요. 일찌감치 재능과 사랑스러움에 반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만 아니었으면 더 이른 시일 안에 한국 팬들을 만나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핑크스웨츠는 팬데믹이라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사람들의 강한 정신과 음악의 힘을 느꼈다고 했다.

"제 곡 '앳 마이 워스트'는 최상의 상태가 아니라,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랑을 받는다고 이야기하는 노래예요. 그래서 이 곡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어려운 시기 속 불안한 미래를 내다봐야 할 때 더 확실하게 필요한 게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희망이자 기쁨이기 때문에,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해왔죠.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더 노래를 만들 거예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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