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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위반 차량에 치인 26세 여성, 3명에 새삶 주고 떠나

등록 2022.05.26 17:50:06수정 2022.05.26 19: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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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딸 생일 이틀 앞두고

신호위반 차량에 치여 뇌사 빠져

심장·신장 기증…3명에 새삶 선물

[서울=뉴시스]생일을 이틀 앞두고 신호를 위반한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후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故 최현수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2.05.26

[서울=뉴시스]생일을 이틀 앞두고 신호를 위반한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후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故 최현수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2.05.26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생일을 이틀 앞두고 신호를 위반한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사회초년생이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해 새 삶을 선물한 뒤 세상을 떠났다.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故 최현수(26)씨는 지난 12일 새벽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신호위반 차량에 치여 인근 고려대 구로병원으로 이송됐다. 최씨는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뇌사상태에 빠졌고 25일 심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1996년 서울 마포구에서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최씨는 한성과학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재원으로 올해 SK에너지에 입사했다. 최씨는 자신의 일을 알아서 잘하는 든든하고 믿음직스런 딸이었고, 분위기 메이커로 항상 주위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었다고 한다.

가족은 사랑하는 최씨를 떠나보내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장기를 기증하면 최씨가 어디선가 다른 이를 통해서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 또 기증은 생명이 아닌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내 가족과 아픈 이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 최명근 씨는 “사랑하는 딸 현수야, 짧은 인생이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이쁜 딸, 좋은 딸이었다. 좋은 곳에 가서 아프지 않고, 새롭고 멋진 삶을 살아줬으면 좋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최씨의 유가족 예우를 담당한 이호정 사회복지사는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웠을 따님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마주하게 된 가족들의 슬픔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이별 후에도 누구보다 빛날 기증자와 유가족들을 함께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최씨와 가족의 마지막 면회 모습과 아버지 최씨의 인터뷰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은 기증원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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