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내년 6월까지 평일도 다 찼어요"…웨딩홀 예약 전쟁

등록 2022.05.28 08:00:00수정 2022.05.28 08:46: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일상회복에 결혼식수요 급증…전년대비 150% 증가

업계 "내년 6월까지 마감…요일 상관없이 예약불가"

예비신부·신랑들 "결혼 날짜 계속 미루는 중"…울상

"내년 6월까지 평일도 다 찼어요"…웨딩홀 예약 전쟁

[서울=뉴시스]이소현 최영서 기자 = 일상 회복과 함께 하객 인원 제한 등이 풀리면서 그간 미뤄뒀던 결혼식 수요가 급증, 웨딩홀 '예약 전쟁'이 현실화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예식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 토요일 점심과 같은 황금시간대 예약은 이미 내년까지 마감된 곳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시내에 웨딩홀을 5개 보유하고 있는 A업체의 예식장 예약 건수는 지난 4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150% 증가했다. 상담 및 계약을 목적으로 한 방문자 수도 181% 이상 늘었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B웨딩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내년 7~8월까지 예약을 받고 있고, 6월까지 토요일은 거의 마감인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동 C웨딩홀 관계자도 "내년 1분기까지는 요일 상관없이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보수적으로 잡았던 보증 인원도 하객 인원 제한이 풀리면서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다. 거리두기 해제 전 B웨딩홀 평균 최소 보증 인원이 250명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300~400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계약을 마친 예비 신혼부부들은 인원을 늘려 다시 계약하기도 한다.

최근 보증 인원을 상향 조정한 한 예비신부는 "아무리 웨딩홀 위치가 좋고 밥이 맛있어도 하객이 못 먹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늘어난 인원만큼 채우지 못하더라도 음식을 못 먹고 돌아가는 하객이 나오는 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보증 인원을 늘렸다"고 전했다.

웨딩홀 계약조차 하지 못한 예비 신혼부부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원하는 웨딩홀을 고집하려면 당연히 좋은 날짜는 포기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예식을 미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 막 결혼 준비를 시작한 예비신부 이모씨는 "3포 세대라지만 할 사람은 다 하나 보다. 마음에 드는 웨딩홀은 내년 상반기까지 예약이 다 찼다더라"며 "이러다가 내년 연말에 하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내년 2월 결혼을 준비 중인 또 다른 예비신부도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한 건 4월인데 정말 자리가 많이 없다"며 "인생에 한번 뿐인 결혼식이라서 이것저것 따지고 가장 좋은 곳에서 하고 싶은데 웨딩홀이 괜찮으면 시간이 애매해서 계속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2월 계약금 환불 시기를 기다리면서 새로운 곳을 알아보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더채플앳논현' 예식장 전경. 2022.05.27. (사진제공 = 폴앤조엔컴퍼니)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더채플앳논현' 예식장 전경. 2022.05.27. (사진제공 = 폴앤조엔컴퍼니)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수요가 몰리면서 몇 달 사이 웨딩홀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진 점도 예비 신혼부부들에겐 큰 고민거리다.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한 예비신부는 "식대랑 대관료 전부 올랐다"며 "홀 대관료가 올해 초까지만해도 500만원이었는데 갑자기 800만원으로 올랐다"고 푸념했다.

예비신랑 전모(28)씨도 예식장을 더 일찍 알아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전씨는 "유명 업체를 찾았는데 이미 내년 5, 6월분 예약이 끝났고, 자리가 있다해도 보증인원 500인 이상을 요구한다"며 "내년 봄에 할 계획이었는데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매년 기본적으로 있는 결혼식 수요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결혼 준비를 재개하는 수요가 맞물려 예약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불과 올해 2, 3월만 해도 이렇게까지 결혼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는데, 4월 들어 급증했다. 유명 스튜디오, 헤어·메이크업 디자이너는 이미 내년까지 예약 다 찬 곳도 많다"며 "2020년부터 하객 제한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던 웨딩업계도 거리 두기 완화로 인해 다시 반등하면서 앞으로 계약 고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