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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에 두배로 뛰는 대출금리...왜

등록 2022.05.28 09:00:00수정 2022.05.28 09: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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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기준금리 2배 올라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분 반영 때문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859조를 기록하며 9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말 대비 6000억원 감소한 185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2.05.2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859조를 기록하며 9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말 대비 6000억원 감소한 185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2.05.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대출금리 인상 폭이 기준금리 인상 폭 보다 최고 두 배 가량 더 빨리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등 시장금리 역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를 제외하고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가장 최신 통계인 3월 예금은행의 전체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3.98%로 기준금리 인상 전인 지난해 7월(2.98%)과 비교해 1.0%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4%로 지난해 7월(2.81%) 보다 1.03%포인트 올랐고,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도 3.86%에서 5.46%로 1.60%포인트나 뛰었다.
 
한은은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연 0.5%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 후 올해 1월, 4월, 5월 등 다섯 차례에 걸쳐 1.25%포인트 올렸다. 가장 최근 대출금리 기준으로 따져 보면, 한은이 올 3월까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를 올린 가운데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는 1.60%포인트, 주담대는 1.03%포인트 올라 기준금리 인상 폭 대비 각각 2.13배, 1.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지난해 정부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연소득 이내 대출 규제,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신용대출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더 빠르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특히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을 늘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중·저신용 대출이 늘면서 3월 5%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은 9.4%로 2014년 1월(9.6%) 이후 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는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수요가 꾸준하다 보니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덜 올리면서 신용대출 만큼 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3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출 금리는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해 2014년 5월(4.02%)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신용대출 금리는 2014년 7월(5.59%)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뉴시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의 신용대출 금리가 7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우대금리 인상 등으로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의 신용대출 금리가 7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우대금리 인상 등으로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대출은 올 1분기 처음 감소 전환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 보다 1조5000억원 감소한 1752조7000억원으로 2002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4월 부터 가계대출이 다시 늘고 있어 2분기 부터는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에 차주 신용도에 따라 매겨지는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 산정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는 기준금리 폭보다 더 뛰었다.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6개월(민평평균)은 지난해 7월 말 0.891%에서 26일 현재 2.104%로 1.213% 올랐고, 같은 기간 1년물은 1.141%에서 2.490%로 1.349%포인트 올랐다. 고정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6일 현재 3.381%로 지난해 7월 말(1.842%) 보다 1.539%포인트 올랐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은 이를 대출금리에 반영하기 때문에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준금리가 5월까지 1.25%포인트 올랐다는 점에서 비춰 보면, 은행채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반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기준금리와 비슷하게 올랐다. 코픽스는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를 바탕으로 계산하는 데, 은행들은 매달 중순 발표되는 코픽스에 가산금리, 우대금리 등을 더해 해당 기간의 주담대 금리 기준을 책정해 공시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1.84%로 기준금리 인상 전인 지난해 7월(0.95%)과 비교해 0.89%포인트 올랐다. 같은기간 CD(91일물)도 1.72%로 지난해 7월보다 1.02%포인트 인상됐다. 이 기간 코픽스, CD(91일물) 금리는 기준금리(1.0%포인트) 보다 덜 올랐다.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에도 가계의 채무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일부 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전반적인 가계의 채무부담 증가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 "금리상승 시 가계의 실질적인 채무부담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대출의 이자부담 뿐 아니라 원금상환 부담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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