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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기후변화로 가뭄심해 이란· 터키와 물전쟁도 불사

등록 2022.06.16 09:00:35수정 2022.06.16 10: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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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의 물위기 5위국가 ..농수부족 식량위기

이라크정부 "상류 국가들이 강물 막으면 교역 단절 "

[바그다드=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모래폭풍 속을 걷고 있다. 이라크 전역을 덮친 모래폭풍으로 1명이 숨지고 5천여 명이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05.06.

[바그다드=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모래폭풍 속을 걷고 있다. 이라크 전역을 덮친 모래폭풍으로 1명이 숨지고 5천여 명이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05.06.

[바그다드( 이라크)= 신화/뉴시스] 차미례 기자 =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사이의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였던  이라크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심한 가뭄과 물부족으로 농경지가 타들어가면서  강 상류국가들과 물분쟁에 말려들고 있다.

이라크는 유엔환경계획이 기후변화에 취약한 세계 5번째 나라로 지정할 정도로 물부족을 겪고 있으며,  장기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의 사회적 안전과 국민 건강에도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라크의 자심 알-팔라히 환경부 장관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것은 90% 이상의 물이 국경 너머 외국을 거쳐서 들어오기 때문이다"라며 터키와 이란을 겨냥했다.

지금 기후재앙인 한발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관개 농업으로 살수기나 스프링클러를 사용해서 경작물을 살리는 것 뿐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라크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 관심을 촉구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이라크 농업부 하메드 알-나예프 대변인도 물부족이 결국 식량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부족으로 경지면적이 줄어들면 결국 식량안보에 위협이 되고, 농민들의 삶에는 큰 타격이 온다"고 그는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우물을 파는 등 지하수에 의존하는 방법 밖에 없어 올해 수확량 감소가 클 것으로 그는 우려했다.

바그다드 북부 살라후딘주의 농민 왈리드 알리 모하마드(36)는 가뭄으로 가축과 나무들까지 다 폐사해서 가족들의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바그다드=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자밀라 시장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사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으로 이라크의 식량, 연료, 건설 자재 등의 가격이 20~5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2.03.10.

[바그다드=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자밀라 시장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사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으로 이라크의 식량, 연료, 건설 자재 등의 가격이 20~5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2.03.10.

"농장과 작물이 바싹 말랐고 가축들도 물이 부족해서 거의 죽었다.  물부족이 내 삶을 파괴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 곳 쿠바이바 마을 가운데로 흐르던 작은 강이 바싹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자기 땅에다 감귤농장을 만들려던 그는 " 이제 파랗게 남은 살아있는 나무는 거의 없어졌고 농장은 황무지로 변했다"고 한탄했다.

이라크의 수자원부 아리 라디 대변인은  "물부족은 식량안보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며 강물 수위가 낮아져 땅이 말라가고 있는 농경지에서 정부가 우물을 파주거나 양수기 펌프장을 설치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킴 알자밀리 이라크 국회 부의장도 16일 "만약 터키와 이란이 강의 상류에서 이라크로 흐르는 강물을 막거나 제한할 경우에는 두 나라에 대한 무역 금지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이란과 터키는 수자원의 이용에 관해 이라크와 재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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