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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환갑' 임재범, 7년만의 맑아진 포효 그리고 위로

등록 2022.06.16 17:46:35수정 2022.06.24 15: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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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규 7집 '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 공개

총 11곡 실릴 예정…8곡 작업

'비상' 최준영·'너를 위해' 신재홍·'사랑' 이상열과 다시 협업

작사가 채정은, 10곡 참여…짜임새 있는 이야기

김현철·윤상 등도 힘 보태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임재범이 호랑이해에 컴백한다고 '범 내려온다'라는 말씀을 해주시기도 하는데, 과연 범이 내려오는 건지 고양이가 내려오는 건지는 두고 봐야죠."

거친 포효(咆哮)가 다소 맑아졌지만, 호랑이는 호랑이였다. 62년생 범띠로 올해 환갑을 맞은 가수 임재범(60)은 "많이 힘들다"면서도 나이를 먹어도 품위를 잃지 않는 호랑이 같았다.

'한국의 마이클 볼턴'으로 통했던 임재범은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포효하는 창법이 특기다. 임재범이 7년 만에 나이에 맞게 다시 포효한다. 16일 오후 6시 정규 7집 '세븐 콤마(SEVEN,)' 프롤로그 곡 '위로'를 발매한다. 앨범에 실리는 총 11곡 중 8곡 녹음을 끝낸 임재범이 앨범 발매에 앞서 팬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곡이다. 

솔과 록을 결합한 발라드. 허스키한 목소리가 호소력을 발휘하는 임재범 표 발라드인데, 그의 목소리가 좀 더 투명해졌다. 미리 들어본 관계자들 사이에선, 명곡 '비상' '그대는 어디에' '사랑보다 깊은 상처' 등 명곡들이 다수 실린 정규 2집 '디자이어 투 플라이(Desire To Fly)' 때로 목소리가 돌아갔다는 평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email protected]

임재범은 이날 음원 발매 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연 청음회에서 "창법은 안 바꿨는데 톤이 많이 얇아졌어요. 예전에 반가성을 썼다면 이번엔 진성을 쓰려고 애를 썼습니다. 2집 때처럼 맑아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개인적으로 조금 더 (소리가) 나왔으면 해요. 아직 안 나오는 부분들은 어쩔 수 없고 노력 중에 있다"고 말했다.

임재범은 오래 노래를 해왔는데 "노래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팬분들이 제 노래를 듣고 '임재범답다'라는 생각을 해주실까 고민도 했어요."

1986년 록밴드 '시나위' 보컬로 데뷔한 임재범은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히트시켰다. 특히 허스키한 보이스가 바탕인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주목 받았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email protected]

1991년 솔로로 전향, '이 밤이 지나면'으로 앨범 판매량 60만장을 기록했다. 이후 1997년 2집 '그대는 어디에' '사랑보다 깊은 상처', 98년 3집 '고해', 2000년 4집 '너를 위해' 등의 히트곡을 냈다. 특히 앨범 발표 때마다 별다른 홍보 활동을 하지 않고 목소리와 가창력만으로 주목 받았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오랜 공백기를 갖다가 2011년 5월 MBC TV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너를 위해' '빈잔' '여러분' 등 단 3곡으로 '가왕'이라는 별칭을 얻고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지난 2013년 전국 투어 '걷다 보면…'으로 가창력과 인기를 다시 확인했고 2015년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 '애프터 더 선셋: 화이트 나이트(After The Sunset: White Night)' 발매 이후 전국 콘서트를 열었다. 2016년 2월 공연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기자간담회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2.06.1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기자간담회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2.06.16. [email protected]

가족을 잇따라 하늘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2017년 아내인 뮤지컬 배우 송남영이 암 투병 끝에 눈을 감았고, 2020년엔 부친인 아버지 임택근 전 아나운서까지 별세했다. 이후 임재범은 심연이 깊어졌다. 

소속사 블루씨드컴퍼니 김경호 대표는 "작년 초 재범 씨를 처음 만났는데 체중이 평소보다 15~20㎏가량 많이 빠져 있었어요. 체력적으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셨죠. 7년 동안 음악도 안 들으시고 TV도 보지 않으시고 소통이 없었다고 하셨습니다"라고 전했다. 임재범 역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동의했다.

"저한테 왜 계속 이런 일이 생기나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거든요. 영화와 드라마같은 일들도 많이 겪었고, 저에 대한 오해도 많았으며 오도도 있었습니다. 저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 소문 때문에 속상도 했죠. 그 힘든 무게를 견디지 못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주저앉아 있었어요."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email protected]

그럼에도 다시 '비상'할 용기를 낸 이유는 팬들과 소속사 그리고 주변에서 힘을 준 이들 덕이다.

"가끔 인터넷으로 팬분들이 남기신 글들을 보면서 '아직 날 기다리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럼에도 '주저앉는 것보단 일어나서 노래를 들려 드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말을 듣고 망설일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죠. 아직도 마음이 편하진 않지만 소속사에서 마음을 많이 써줘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이 커요. 이렇게 많은 기자분들과 마주한 지 10년이 된 거 같은데 마치 드라마를 보고 있는 거 같네요. '제가 여기 앉아 있어도 되나' 싶고요. 치유가 돼 가는 상황인데 빨리 마음을 추스르겠습니다."

실제 이날 간담회 전 '포토 타임'에서 오른팔을 어색하게 들고, '손가락 하트'도 멋쩍어 한 그지만 열심히 소통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자신에게 맞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으면 출연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가을께 콘서트도 계획 중이다.

마무리 작업 중인 이번 앨범 '세븐 콤마' 제목은 7집 앨범이자 7년의 공백을 표현하는 중의적 의미의 '세븐'과 이제 쉼을 멈추고 비로소 숨을 쉬며 전진하겠다는 ',(콤마)' 즉, 숨표를 더한 것이다. 프롤로그곡 '위로'를 첫 곡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수 임재범이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프롤로그곡 '위로'가 발매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미디어 청음회를 하고 있다. 2022.06.16. [email protected]

앨범엔 '비상'의 최준영, '너를 위해'의 신재홍, '사랑'의 이상열 등 임재범과 기존에 호흡을 맞춘 작곡가뿐만 아니라 김현철, 윤상 등의 세련된 감각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윤상, 김현철도 힘을 싣는다. 역시 발라드 분포가 많지만, 록, 미디엄 템포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한 음악 등 고루 섞였다.

특히 임재범의 7년을 진솔하게 담아내기 위해 '너를 위해', '비상' 등 임재범의 수많은 히트곡에 참여한 작사가 채정은이 한곡을 제외하고 '세븐 콤마'에 수록된 모든 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그래서 앨범 전체가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전언이다.

"채정은 씨랑은 따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았지만 '비상'도 그렇고 제 마음을 잘 읽어주시는 분이에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죠. 전 노래를 부를 때 되도록 가사를 그대로 표현하려고 애를 씁니다. 다만 지나친 감정 표현은 자제하려고 노력하죠."

임재범은 가요계 '야인(野人)' 또는 '은둔자(隱遁者)'로 기억된다. 그렇다보니 각종 루머로 인해 마음 고생을 했다. "두세가지 루머는 정말 잘못됐고 그로 인해 저희 가족들이 많이 속이 상했어요. 다만 (다시 꺼내면 더 상처가 될 수 있으니)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어느덧 데뷔 37년차. "데뷔했을 때, 신인 때 생각이 지워지지 않아요. 노래만 해왔기 때문에 뭐랄까.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거 같고, 그래서 뭐 하나 제대로 남겨둔 것 같지 않은 것 같죠. 또 한편으로는 남겨놓은 게 있는 거 같기도 해요. 젊었을 때 '현실과 음악 사이의 간극'이 워낙 컸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건 지금도 같아요."

다만 임재범은 음악은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피하려고 해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해도,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 음악이라, 숙명이죠."

이날 미리 감상한 '위로' 뮤직비디오에서 임재범은 뚜벅뚜벅 끊임없이 걷는다. 주로 마른 뒷모습 그리고 핼쑥한 얼굴의 밑부분이 비춰진다. 한번 주저 앉아 본 적이 있는 자의 신중하지만 꿋꿋한 발걸음. 그렇게 정처 없이 걷다 보면 어느새 위로가 함께 걷고 있을 법하다. "여러분들을 위로하려고 만든 곡이지만, 사실 제가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그런 제 모습이 뮤직비디오에도 담긴 것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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