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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2.0 시대④]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가릴 줄 아는 AI 나올 것"

등록 2022.06.19 08:50:00수정 2022.06.20 10: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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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

"매력적인 감성 충만 AI 만들겠다"

멀티모달 초거대 AI 개발용 데이터 확보 국가차원 투자 절실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공감, 위로, 감성, 매력, 인문 사회학, 따뜻함, 뜻밖의 재미...

KT 최연소 임원이자 국내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전문가인 배순민(42)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이 구현하고자 하는 AI의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1월 KT의 AI 연구개발 총사령관으로 발탁된 후 1년 반 동안 디지털플랫폼기업 KT가 발전시켜나갈 AI 사업 전략을 정립해 공개했다.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이 AI 개발에 사활을 건 가운데 KT의 AI 비전은 미래 AI가 어떤 모습일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서다.

MZ세대인 그는 앳된 얼굴에 가녀린 체구지만 AI 개발 비전은 매우 도전적이다.

배 소장은 "우리가 AI에 기대하는 것은 지적 능력 이상의 감성 능력,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매력적인 AI"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인문사회적 관점, 인지과학을 접목해 단순히 똑똑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KT가 구현하려는 AI는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한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슈퍼 컴퓨팅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고 종합적·자율적으로 사고·판단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다.

KT는 산학연 AI 연구 협력체 'AI 원팀'과 함께 2000억 파라미터의 초거대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그는 "KT가 꿈꾸는 초거대 AI의 모습은 정보·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위로와 공감을 통해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AI"라면서 "초거대 AI를 통해 단순히 이성적이고 똑똑한 AI를 뛰어넘어 감성적인 AI와 사용자 경험(UX)을 만들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차세대 AI는 '인간적인', '인간 중심'을 키워드로 똑똑한 논리체계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해 적절한 반응을 하는 AI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며, 고객이 원할 때와 원치 않을 때를 구분해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AI를 구현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의도·관심사·성향 등 진화된 고객 이해 기술을 바탕으로 세렌디피티(Serendipity: 뜻밖의 재미·우연한 발견)까지 선사하는 AI로 진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또 AI의 끝은 메타버스의 시작은 맞닿아 있다고 봤다. 배 소장은 "AI는 또한 디지털 대전환을 가능케 하는 조력자(Enabler)"라면서 "이렇게 디지털로 전환된 정보·자산들은 또한 메타버스의 기초가 된다"고 분석했다.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


"파라미터 사이즈 경쟁에서 데이터 품질·서비스 효율성 등으로 진화"

초거대 AI 개발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 현황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빅테크 기업들과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인프라·데이터·인재 등에 집중 투자를 통해 초거대 AI 시장을 주도해 가고 있다"면서 "이들은 초거대 AI의 성능 경쟁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파워, 엔지니어링, AI 반도체 등 자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뽐내기 위한 경쟁의 장으로 초거대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 등 다양한 후방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수익화까지도 고려해 지속적인 투자 및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초거대 AI 경쟁의 변화 추세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그는 "초거대 AI 경쟁이 지금까지는 모델 파라미터의 숫자 경쟁이 핫이슈였다면 앞으로의 경쟁 패러다임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 "모델을 크게 만드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가장 안전한 방식이지만, 고비용을 요구하고, 실제 서비스 단계에서도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기술적 트렌드를 살펴보면 초거대 AI 학습 과정에서 학습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거나, 새로운 아키텍처(설계구조)의 시도, 학습 과정에서의 효율성 강화 등 다양한 시도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단순 사이즈 경쟁을 벗어나 실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에서의 효율성·편리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초거대 AI가 언어뿐 아니라 시각, 청각 데이터를 모두 포함하는 멀티모달로의 확장 역시 또 하나의 큰 흐름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미지 영상 데이터 확보 위해 국가 차원 선제적 투자 지원 절실"

국내는 초거대 AI 연구 수준이나 관련 인프라가 미국·중국 등에 비해 뒤처진 만큼 연구 인프라 및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배 소장은 "데이터 관점에서 초거대 AI가 요구하는 초대규모 데이터세트를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 문제를 포함한 법적 이슈 해소를 위해 정부가 관련 법제 정비 및 정책적 지원 등에 대해서 조금 더 앞장서서 고민해 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특히 멀티모달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방대한 규모의 이미지·영상 데이터의 확보는 국가 차원에서의 선제적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초거대 AI를 연구 개발하는 과정에서 연구자들이 시행착오 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는 초거대 언어 모델에 맞는 '한국어 모델 성능 평가 기준' 마련과 윤리적 이슈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역시 국가 차원에서 연구를 진행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 소장은 카이스트(KAIST)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비전 AI(시각 인식 인공지능과)와 컴퓨터 그래픽 처리가 주 전공이다.

세계 최대 인공지능 연구소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CSAIL) 연구원을 거쳐 삼성테크윈 로봇사업부 AI 개발팀장과 네이버 클로바 AI 리더를 역임했다. 지난해 KT의 최연소 임원으로 영입돼 KT의 AI와 XR(확장현실) 관련 기술·서비스를 개발하는 AI2XL(AI To Everything 랩)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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